헌법·행정법 연구자들 “비상계엄, 위헌·위법…탄핵소추로 위험 차단해야”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발표 지켜보는 시민들 -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발표 지켜보는 시민들 -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국내 헌법, 행정법 연구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 위법이라고 지적하며 탄핵소추로 추가적인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열(고려대·헌법), 김종철(연세대·헌법), 최계영(서울대·행정법) 교수 등 국내 헌법과 행정법 연구자 131명이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시국 성명서를 7일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심야에 기습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이 전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명백하게 위헌·위법”이라며 “윤 대통령의 정상을 벗어난 돌발행동으로 또 다시 헌정 중단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탄핵소추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켜 또 다른 돌발행위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된 사실,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황, 병력을 동원하여 대응해야 할 만한 군사상의 필요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해야 할 명백한 사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뜬금없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로 △ 국민들의 불안 가중 △ 경제전반에 미친 악영향 △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 실추 등을 자초해 외교관계에 회복하기 힘든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국가보위의 책임을 지닌 대통령이 스스로 안위 때문에 우방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군을 동원함으로써 북한이 오판할 수 있는 빌미를 주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위험천만한 불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자들은 “(금번 윤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는) 오히려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킬 목적으로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무장병력을 국회에 난입시켰다. 또 국회활동을 방해하려는 포고령을 발포하고 실행에 옮겼다”면서 “역시 계엄 대상이 아닌 중앙선관위를 점거하여 선거관련 정보에 접근하려 시도하는 한편 심지어는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를 포함한 핵심 정치인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구금하려한 정황마저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는 모두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위헌·위법의 불법행위이며, 나아가서 국헌문란과 폭동을 구성해 내란죄의 혐의마저 야기하는 폭거”라며 “명백하게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으로 중대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것으로 한시도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다행히 국민과 국회의 현명한 대응으로 6시간 만에 비상계엄해제를 이끌어 내 급한 불은 껐지만 윤 대통령의 정상을 벗어난 돌발행동으로 또 다시 헌정중단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의 해결에는 여야와 진영이 있을 수 없으며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입헌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각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유일한 합헌적인 수단은 탄핵소추뿐”이라며 “일단 탄핵소추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켜 또 다른 돌발행위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