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긴박했던 尹 탄핵 1막…투표 대결 막전막후

김상욱 의원 격려하는 야당 - 대통령(윤석열) 탄핵 소추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야당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상욱 의원 격려하는 야당 - 대통령(윤석열) 탄핵 소추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야당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당일, 대통령실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섰고 정부는 여당과 소통을 지속하면서 탄핵을 막는데 안간힘을 썼다. 국민의힘은 탄핵 찬반 갈등을 정리, 탄핵 저지 총력전을 펼쳤고 야당은 여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등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지난 7일 오전 10시 대국민담화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이날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나흘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세 차례 사과, 송구를 언급하며 돌아선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또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국민의힘에 위임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담화 이후 정치권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직무 집행정지가 필요하다며 탄핵 찬성을 시사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 담화 직후 '조기 퇴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탄핵 반대 입장으로 선회했다. 또 삼성동 총리 공관으로 이동, 한덕수 국무총리와 1시간 20여분간 회동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정국 안정 방안이 논의됐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이에 당론에 따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반대 투표한 이후 의원총회 장소로 퇴장했다. 108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안철수 의원만이 자리를 지켰다.

야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투표해”라며 소리쳤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며 107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불렀다. 안 의원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안 의원이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김예지,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투표에 참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들을 격려했다. 다만 김상욱 의원은 당론에 따라 탄핵안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며 3시간가량 표결 종료를 미뤘고 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대기했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감금됐다는 의혹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국민의힘은 곧바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본지와 통화한 한 여당 의원도 “가만히 앉아있다”고 내부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투표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곳을 방문했다가 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여당 보좌진 및 당직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여당 관계자들은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향해 “나가라”, “투표는 자유다”라고 항의했다.

결국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해 투표 불성립으로 마무리됐다. 야당 관계자들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부역자”라고 항의했고 여당 의원들은 별다른 이야기 없이 국회를 빠져나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