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몇 분만에 태블릿과 펜만으로 가상 공간 속에서 복잡한 형태의 입체 로봇을 그려 완성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 간단하게 자세를 수정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이뤄 국제 수상까지 이뤄낸 성과다.
KAIST는 6일 도쿄 국제 포럼에서 열린 '시그래프 아시아 2024' 하이라이트인 리얼타임 라이브에서 배석형 산업디자인학과 교수팀, 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팀의 '로봇스케치' 기술이 최우수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시그래프 리얼타임 라이브는 컴퓨터 그래픽스 및 상호작용 분야 꿈의 무대다. 매년 엄선된 10여개 혁신 기술만이 무대에 오른다. 모든 시연은 사전 녹화 없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며, 6분 내에 기술 독창성·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로봇스케치는 이런 무대에서 새로운 로봇 디자인 프로세스 가능성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고, 단 하나 기술에만 수여되는 최우수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로봇스케치는 3D 스케칭에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몰입형 가상현실(VR)을 접목해 로봇 디자인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혁신 기술이다.
디자이너는 VR 환경에서 태블릿·펜으로 복잡한 관절형 구조를 표현하고, 이를 실제 크기로 확인할 수 있다. 로봇은 물리 법칙을 따르는 시뮬레이션 속에서 보행법·움직임을 강화학습한다.
이를 통해 실제 세계에서 작동 가능한 로봇 디자인을 만들고, 동작의 자연스러움과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석형 교수는 “로봇 디자인은 외형뿐 아니라 움직임과 기능, 사용자와의 상호작용까지 모두 포함하는 과정”이라며 “로봇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원활한 소통을 촉진하고 현실 프로토타이핑에 소모되는 시간·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로봇스케치는 앞으로 로봇 개발·제품화 과정에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DRB-KAIST 스케치더퓨처 연구센터' 지원 아래 이뤄진 결과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