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영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이 기술이전과 코아멕스(KOAMEX) 개최, 직원복지 등 다양한 실적을 남기며 13일자로 퇴임한다.
양 이사장은 2021년 8월 17일 재단 4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3년 4개월간 동안 케이메디허브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스타일의 양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기업들에게 알리는데 총력을 쏟았다.
취임 2달만에 기존 'DGMIF(Daegu Gyeongbuk Medical Innovation Foundation)' CI를 '케이메디허브(K-MEDI hub)'로 과감히 변경해 눈길을 끌었다.
취임 후 직원간담회에서 재단이름이 어려워 기업이 몰라준다는 의견이 제일 많자 바로 새CI를 결정하고 직접 디자인까지 주도했다. 외부에 맡기면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지금도 CI 변경은 그의 가장 큰 성과이자 추진력의 상징으로 꼽힌다.
의료기업들에게 재단을 알리기 위해 신설한 KOAMEX 박람회도 대표적 성과이다. 그동안 3회 개최하면서 해마다 규모도 커져 한강 이남 최대 규모 의료박람회로 자리잡았다. 대구라는 지역에서 개최되는 박람회를 성공시키기까지, 그는 직접 기업을 섭외하고 강연프로그램까지 짜며 공을 들였다.
양 이사장은 임기 3년 내내 기업에 대한 섬세한 지원을 강조했다. 판로개척에 관심많은 의료기업들을 위해 메디카(독일)·아랍헬스(두바이) 등 대표적 국제박람회에 국내기업들을 선정해 참가비를 지원해주며 공동관을 운영했다. 국내 공공기관이 함께 홍보해주는 제품에 해외바이어의 신뢰도 높아졌다. 또 기업마다 연구원을 지정해주는 1대1 전담제를 시행, 기업이 어떤 상담이든 편하게 할 수 있게 했다.
직원 복지도 살뜰히 챙겼다. 직원들이 성과를 내야 기업에 R&D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연구수당 상한제 폐지, 기술서비스 인센티브 도입, 기술이전 발명자보상금 상향, 유연근무제 확대 등을 추진했다.
덕분에 재단 실적도 크게 늘어났다. 양 이사장 부임 전 재단의 R&D 및 기술서비스 등 총 수익은 210억 원대였으나, 취임 후 2022년도부터 260억 원대로 올라섰다. 올해는 27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양진영 이사장은 “의료기업들이 케이메디허브를 많이 활용하도록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R&D 예산이 줄어들어 올해초부터 비상상황을 선포했는데, 전직원이 협심한 덕에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떠날 수 있어 감사하다”며 “3년이라는 시간 때문에 급하게 업무를 몰아붙였는데도 잘 따라와준 직원들에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하는 케이메디허브가 되리라 믿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968년 충청남도 출신으로 연세대를 거쳐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획득했던 양진영 이사장은 24세에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오랜 시간 몸담았다. 식약처 차장 시절 코로나19 발생으로 마스크 허가와 공급을 총괄하고 진단시약의 긴급승인을 책임지며 적극적으로 위기 해결에 앞장선 코로나 해결의 주역으로 꼽힌 인물이기도 하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