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MG손보 우협선정에 대주단 손실 가시화

MG손해보험 사옥(사진=연합뉴스)
MG손해보험 사옥(사진=연합뉴스)

예금보험공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제 매각이 추진되면서 MG손보 인수에 참여했던 우리은행, 신한캐피탈 등 대주단 손실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10일 예보에 따르면 전일 MG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메리츠화재가 선정됐다. 당초 메리츠화재와 함께 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는 자본조달 계획이 미비해 차순위 협상자로도 선정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에 단독 후보로 오르면서, 현재 MG손보 대주주인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인수금융에 참여한 금융사에겐 손실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JC파트너스는 MG손보를 인수할때 1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조성했다. 당시 인수금융엔 우리은행, 신한캐피탈, 애큐온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문제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하는 방식이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P&A는 인수희망자가 원하는 자산을 선별해 인수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부실 회사를 정리할때 활용된다.

실제 MG손해보험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이 새마을금고에 인수될 때도 예보는 P&A 방식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메리츠화재 입장에선 P&A를 통해 MG손보 부실자산과 인수금융, 채권 등을 제외하고 우량자산만 인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P&A는 고용승계 의무도 없어 원매자 부담이 적다. 김용범 메리츠지주 부회장은 주주가치제고를 우선에 두고 MG손보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간 인수금융을 회수하지 못하고 만기를 연장해 온 대주단 입장에선 지분 가치가 제로(0)가 될 위기다. 우리은행, 신한캐피탈, 애큐온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은 작년과 올해 4월 두차례 인수금융 상환 기간을 1년씩 연장한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주단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는 대신 만기를 늘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예보와 메리츠화재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손실 처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예보는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MG손보를 정리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2년 금융위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이후 매각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