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프에이(SFA)가 반도체 패키징 장비 사업을 추진한다. 기존 반도체 물류와 디스플레이·배터리 장비에 이은 사업다각화다.
에스에프에이는 '3차원(3D) 비접촉 패턴 형성' 기술 기반 반도체 패키징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회사가 반도체 공정 장비 사업 계획을 알린 건 처음이다.
반도체 패키징은 금속선을 접합하는 '와이어 본딩'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와이어 본딩은 점점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최소화할 수 있는 배선 굵기가 40마이크로미터(㎛), 피치(간격)는 80㎛ 수준이다.
에스에프에이는 3D 비접촉 패턴 형성 기술로 반도체 고집적화와 고단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 접촉 없이 잉크를 기판에 쏘는 방식으로 인쇄하는 것으로, 디스플레이 전사 공정에서 응용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활용하면 배선 굵기는 10㎛, 피치는 20㎛로 구현해 와이어 본딩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미세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내년 중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평가를 추진, 내후년부터 본격 사업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교원 에스에프에이 R&D1센터장은 “3D 패키징 기술을 도입하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대응할 수 있다”며 “반도체 고객사와 공동 평가를 진행 중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2~3년 내로는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기술에 적합한 검사·측정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3D 비접촉 패턴 형성 기술의 조기 양산을 위해선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필수적인데, 이차전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기술을 반도체에 접목했다. 이를 통해 검사 시간을 대폭 줄여 전수 검사 구현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수소연료전지 제조 장비 기술도 소개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수소차의 핵심 동력원이다.
회사는 정밀 라미네이션, 초고속 레이저를 활용한 미세 홀 가공, 정밀 도포·열처리, 엑스레이 기술 등을 확보해 수소연료전지 제조를 위한 핵심 턴키 역량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와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납품 레퍼런스도 확보했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반도체 패키징과 수소연료전지 장비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겠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2가지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의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