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다사다난했던 2024 에듀테크 시장…“3대 과제는 AI 미래교육, 법제도 개선, 해외 진출”

올 한해 에듀테크 분야는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그 어느 때 보다 다사다난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등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됐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섰다.

하지만 문제점도 없지 않았다. AI 디지털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은 현재 진행 중이고, 국내 에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정부 정책도 미흡함이 드러났다.

지난 11일 한국디지털교육협회와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2024 에듀테크 이슈&정책 세미나'를 마련했다. 에듀테크 분야의 이슈를 돌아보고 앞으로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에듀플러스는 세미나 현장에서 논의된 '미래교육, 산업육성, 해외 진출' 등 3가지 주제를 정리한다.

노중일 비상교육 글로벌컴퍼니 대표가 11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개최된 '2024 에듀테크 이슈&정책 세미나'에서 미래교육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마송은 기자)
노중일 비상교육 글로벌컴퍼니 대표가 11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개최된 '2024 에듀테크 이슈&정책 세미나'에서 미래교육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마송은 기자)
미래교육, AI 기술·플랫폼으로 교육 시스템 문제 해결해야

앞으로 에듀테크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교육의 방향은 무엇일까. 참석자 대다수는 학생들이 원하는 학습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받을 수 있도록 기술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에듀테크가 현재 공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미래교육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노중일 비상교육 글로벌컴퍼니 대표는 “지식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통적 교과서, 암기 위주의 교육 방식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교육 플랫폼과 AI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표는 에듀테크 교육 플랫폼 도입이 활성화되면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기존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 플랫폼을 통해 학습하면 빅데이터로 학생의 학습 성취, 몰입도 등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은 잠자는 교실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표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상위권 학생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잠자는 교실 환경을 만드는 원인”이라며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 교육을 해 나가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듀플러스]다사다난했던 2024 에듀테크 시장…“3대 과제는 AI 미래교육, 법제도 개선, 해외 진출”
‘한국에듀테크산업진흥원’ 개설 등 에듀테크 산업 육성 방안 필요

에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 정비의 필요성에 관한 구체적인 제안도 제시됐다.

임재환 유비온 대표는 “에듀테크 산업을 진흥하는 한국에듀테크산업진흥원과 같은 기구가 생겨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관련 법이 만들어지면 에듀테크 분야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듀테크 활성화를 위한 기구 설립, 법제도 마련과 함께 정부 관계자들의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교육 분야의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교육을 공공재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임 대표는 “아무리 법 제도를 잘 만들어도 정부의 관점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대로 실행되기 어렵다”면서 “공공재와 공공성은 분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재준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현행 이러닝법 개정을 통해 에듀테크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이 개발한 콘텐츠, SW플랫폼 등이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원 시스템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앞으로 산업 분류 체계에서 에듀테크 범위와 역할을 정의해 세분화한 분류 체계를 완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에듀테크 분야를 산업 표준상의 산업으로 구분해 다른 활동도 유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에듀테크 전담 부서 신설해 국내 에듀테크 기업 해외 진출 지원해야

에듀테크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과 협력 방안에 관한 제언도 나왔다. 현재 비상교육, 콴다, 아이스크림에듀, 웅진싱크빅, 아이포트폴리오 등 국내 많은 에듀테크 기업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호건 에듀테크학회장은 “해외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명심해야 하는 것은 교육 분야는 수출이 아니라 협력이 우선이라는 점”이라면서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수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해외 진출 로드맵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준비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기업의 경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정부는 에듀테크 전담 부서를 신설해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이 공동으로 포션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