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공공행정 애플리케이션(앱)에 접목될 정밀지도를 구축한다. 해외 상용 서비스에 네이버의 정밀지도 기술이 적용된 첫 사례로, 네이버가 해외 공간지능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주택공사(NHC) 산하 기관인 '발라디(Balady)'가 운영하는 공공 행정 서비스 앱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정밀지도를 구축할 전망이다.
발라디는 940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목적의 슈퍼 앱으로, 현재 외국 기업 지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발라디는 네이버의 정밀지도 기술을 활용해 앱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일본에서 (지도 기술을) 테스트한 적은 있지만 해외에서 상용화 된 서비스에 적용된 사례는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내년 사우디 NHC와 합작법인을 '네이버 아라비아(가칭)' 산하에 설립할 예정이다. 해당 합작법인을 통해 발라디 앱에 지도 구축 사업과 함께 도심 공공모니터링 플랫폼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지난해 네이버가 수주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도 공동 진행한다.
사우디 정부는 '소버린(Sovereign·주권)' 차원에서 네이버의 정밀지도 기술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게 지도 서비스를 의존하는 것은 안보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버린 AI 등 각 국가에서 데이터 주권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지도는 매우 중요한 공간 데이터”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이 미국과 중국 빅테크보다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공간지능 기술을 해외에 본격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간지능은 컴퓨터가 비전 인공지능(AI) 등으로 3차원 현실세계를 인식·이해하고 행동하도록 돕는 차세대 기술이다. 디지털트윈,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로봇,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포괄할 수 있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분사한 이래 올해까지 공간지능 특허 521개를 확보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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