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전력기기 빅3, 트럼프 리스크도 피해간다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 멤피스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 멤피스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국내 주요 전력기기 기업들이 트럼프 리스크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비중보다 노후 전력망 교체 비중이 높고 미국 내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체들이 미국에 생산거점도 마련해 관세 부담도 크지 않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이 올 3분기까지 각각 5027억원, 2302억원, 2698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152억원)을 넘어섰고 효성중공업(2578억원)과 LS일렉트릭(3248억원)도 지난해 영업이익을 초과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주잔고도 넉넉하다. 3분기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7조3000억원, 효성중공업은 건설을 제외하고 6조6000억원, LS일렉트릭은 2조8000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전력기기 빅3는 인공지능(AI) 기술 발달 및 데이터센터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 등 글로벌 전력망 투자에 따른 슈퍼사이클에 올라선 상태인데 전 세계적인 전력망 투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상승세도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5320억달러, 2050년 636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타 산업군에서 염려하는 '트럼프 리스크'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국내 전력기기 업계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북미지역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2~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화석연료를 선호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성장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는 미국 시장은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가 핵심이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체 전력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규모 전력망 투자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세 리스크도 제한적이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각각 앨라배마, 멤피스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고 LS일렉트릭도 텍사스에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수요는 미국보다는 유럽이 크다”면서 “미국 시장은 노후 전력망 교체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미국 시장은 좋은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에 생산 거점이 있고 증설도 완료돼 관세 리스크도 부담이 없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