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이후 내놓은 첫 경기 진단에서 경제 심리가 위축돼 하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그린북에 '계엄', '탄핵' 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하방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은 탄핵정국이 길어지면서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기업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에는 '완만한 경기회복세'라고 경기 상황을 진단했으나 이달 평가에서는 전망이 한층 어두워진 것이다. 또한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표현도 이달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바뀌었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도 우리 경기는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모습이었다. 10월 소매판매는 준내구재(4.1%)와 비내구재(0.6%) 증가에도 내구재가 5.8%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11월 소매판매는 신용카드 승인액과 할인점 매출액 증가는 긍정 요인, 승용차 내수판매량과 백화점 매출액 감소는 부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설비투자지수도 기계류(-5.4%)와 운송장비(-7.2%)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보다 5.8% 감소했다. 건설기성도 전월 대비 4.0% 줄었다.
수출은 견고한 흐름을 유지했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하며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대외신인도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한편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민생안정 지원방안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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