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YD가 새해 1월 첫 전시장 개장과 동시에 국내에 보급형 전기차 '아토(ATTO)3'를 공개한다. 아토3 예상 가격은 최고 4000만원 수준으로, 소비자 기대치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낮아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BYD코리아는 1월 중 서울 강서에 국내 1호 전시장을 개장하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Atto)3'를 공개할 계획이다. 인증 여부에 따라 중형 세단 '씰(SEAL)'을 같이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초 BYD는 연내 한국 진출을 목표로 했지만, 전기차 화재 여파와 딜러사 선정 지연에 따른 전시장 개장 연기, 인증 지연 등 여러 이슈가 겹치며 일정이 지연됐다.
1월 차량을 공개하더라도 고객 인도 시점은 불투명하다. 앞서 BYD는 상반기 아토3와 씰, 돌핀(DOLPHIN) 등 3개 차종에 대한 인증 작업에 착수했으나, 현재까지 인증을 완료하지 못했다.
아토3 가격은 시장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BYD 본사가 딜러사 요청에도 가격으로 경쟁하기보다 상품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며 “아토3의 가격이 최소 3500만원에서 최고 4000만원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토3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보급형 전기차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다. 아토3가 타깃으로 삼은 국산 소형 전기 SUV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에 출시돼 인기를 얻고 있는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2740만원부터, 기아 EV3는 3995만원부터 판매한다. 이들 차종은 LFP 배터리보다 원가가 30%가량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기본이다.
전기차 구매의 핵심 요소인 주행거리도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아토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420㎞로, 통상 국내 인증 기준이 유럽보다 까다롭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인증치는 300㎞ 중후반대가 유력하다.
내년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토3는 LFP 배터리를 탑재, 보조금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국내에선 배터리 에너지 밀도 500Wh 이상, 가격이 5500만원 미만인 전기차에만 구매 보조금 100%(올해 기준 최대 650만원)를 지급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BYD가 사용하는 대다수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400Wh 이하로 전액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며 “보조금까지 적다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국산 전기차보다 이점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