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함수의 개념을 공부해볼게요. 모두 선생님이 '학급 게시판'에 올린 URL로 들어와주세요. 문제를 풀고 제출해주면 됩니다.”
13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교육혁신 박람회에서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 후 교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미래교실관' 시연 수업이 한창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공통수학 수업을 맡은 안양 성문고등학교 전병제 교사는 외부 툴을 이용해 문제를 게시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학생들의 문제풀이는 실시간으로 전 교사에게 제출돼 학습에 잘 참여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 교사는 제출된 답안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주며 함수의 개념을 설명해나갔다. 전 교사는 “학생 개개인 맞춤형 문제를 직접 내려면 하루 종일을 투자해도 모자라는데 AI기능을 이용해 문제를 내고 남는 시간은 학생들에게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백승우 학생은 “수업 시간에 직접 그래프도 그려보고 문제를 풀 수 있어 흥미롭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영어 수업은 서울 경일초등학교 김현아 교사의 지도 하에 이뤄졌다. 학생들은 AI디지털교과서의 콘텐츠와 기능을 이용해 '색깔 묻고 답하기'와 '사과하고 답하기' 표현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짝을 맞춰 묻고 답하기를 연습한 후 AI와의 말하기 연습 등을 통해 배운 내용을 스스로 학습했다.
수업 말미에는 학습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기하고, 수업이 어땠는지를 스스로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문제를 풀거나 점수를 매기면 교사가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업을 진행한 김현아 교사는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심화, 보통, 느린학습자를 나눠서 문제를 추천해주고 수업을 재구성해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게 가장 AI 디지털교과서의 가장 강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체육 등 예체능 교과에 적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남 주촌초등학교 김유종 체육교사는 “학생들의 건강 데이터를 누적하면 학생들에게 필요한 활동을 추천할 수 있고 체력장과 같은 시간이 없어도 건강 상태 파악이 가능해져 행정업무 경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행사장 무선 인터넷의 용량이 부족해 수업 시연 일부가 차질을 빚었다. 외부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순간적인 용량이 큰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아 시연이 일부 지연됐다.
교육부는 혼잡한 행사장과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무선인터넷 간의 간섭이 없어 인프라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근현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1만2000여개 학교 중 8000개는 1기가망으로 커버가 되고 4000개 학교는 증설이 필요하다”며 “증설에는 길어야 하루가 걸리기 때문에 AI 디지털교과서 구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사들과 협의해본 결과 한 학생당 초당 6메가바이트의 속도가 필요한 것으로 나와서 학생당 10MB의 속도가 지원될 수 있도록 여유있게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