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사퇴…탄핵 찬성 '한동훈', 버티기 어려워져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14일 사의를 밝힘에 따라 출범 5개월만에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들어설 전망이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친윤(친윤석열)계 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그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며 “즉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투표는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은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의원은 192명이었다. 따라서 국민의힘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만 놓고 보면 12명, 무효 및 기권표까지 합치면 최대 23명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의총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의총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장동혁·진종오·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은 이날 표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해산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이날 표결 직후 의총에서는 한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도 들끓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이 심각한 불법 계엄사태를 어떻게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정리하려고 노력했고, 조기 사퇴를 비롯한 질서 있는 퇴진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무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정지시키고 상황을 정상으로 빨리 되돌리려면 탄핵안 가결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고, 저는 제가 할 일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이 연달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한동훈 체제'는 한 대표의 뜻과는 별개로 버티기 어렵게 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께서 숙고의 시간을 갖고 아마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