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호황에 당근·번장·중고나라 실적 개선 유력

중고거래 플랫폼 3사
중고거래 플랫폼 3사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들의 실적이 올해 일제히 개선될 전망이다. 불황 속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하면서 각 사가 신규 서비스 확대와 경영 효율화를 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동네생활, 모임, 당근알바 등 하이퍼로컬 기반 서비스들이 흥행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특히 당근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광고가 활성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근은 지난해 2015년 창사 이래 8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당근마켓 별도 기준으로 매출 1276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거래를 기반으로 다양한 하이퍼로컬 서비스를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당근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를 대상으로 시작한 숏폼 서비스 '당근 스토리'를 올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구인구직 서비스인 '당근알바', 커뮤니티 서비스 '동네생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시행했다. 그 결과 당근의 가입자 수는 지난달 4000만명을 돌파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20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거듭나면서 광고 플랫폼으로서 효과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번개장터 또한 올해 수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매출 341억원, 영업손실 21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 8월부터 모든 거래를 에스크로 기반 '안전결제'로만 하도록 결제시스템을 전환했다. 안전결제는 중고거래의 고질적 문제인 사기 예방뿐만 아니라 번개장터의 수익성 제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의류와 고가 명품이 많이 거래되는 번개장터에서 안전결제는 신뢰할 수 있는 결제수단이다. 번개장터는 안전결제 수수료도 판매자에게 부과하기 때문에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결제는 번개장터에서 거래 신뢰도를 높이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가 명품 거래를 늘릴 수 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플랫폼 내 사기 신고 건수는 안전결제 시행 전인 지난 7월과 비교해 80% 가까이 줄었다. 안전결제 시행으로 애플리케이션(앱) 내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구매 전환율도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중고나라는 지난 4월 최인욱 대표 취임 이후 경영 효율화 작업을 벌이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중고나라는 지난해 매출 111억원, 영업손실 3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매출이 조금 확대되고 영업손실은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는 5개 그룹과 23개팀으로 구성된 조직을 18개팀으로 개편했다. 이후 카페 내 중복 게시글을 정리하는 '카페 클리닝 정책'을 시행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셀프검수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 또한 지속 성장하면서 3사의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2021년 24조원으로 6배 이상 커졌다. 2025년에는 약 4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 내수침체로 인해 올해 중고거래 시장 또한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다.

<표>2024년 중고거래 플랫폼 3사 주요 전략 및 성과 - 자료: 각 사 취합
<표>2024년 중고거래 플랫폼 3사 주요 전략 및 성과 - 자료: 각 사 취합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