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권성동 18일 회동 '국정안정협의체' 의제 될지 관심…야 非법조인 소추위원 고민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대여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를 다시 언급하며 여당의 참여를 재차 제안했다. 아울러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이 직접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을 안정시키고 민생을 회복하는 데 네 편 내 편이 어디 있겠나. 국정안정협의체는 지금 대통령 권한대행도 동의하는 꼭 필요한 일”이라며 “모든 논의의 주도권을 국민의힘이 가져가도 좋으니 꼭 참여해 달라. 민생·경제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여야와 정부 모두가 참여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를 거절하자 다시 제안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치적 입장이 곤란한 것도 이해하지만 계산은 조금 뒤로 물리고 경제 문제에 한정된 협의체든 신속하게 결단하고 함께 해 달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던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회동을 갖기로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 “회담 제의가 아니고 (권 원내대표가) 한동훈 대표 사퇴로 인한 권한대행이 돼 각 정당 대표 예방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양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권 권한대행의 만남은 오는 18일 오후 2시에 국회에서 이뤄진다.

통상 원내대표나 당대표, 권한대행, 비상대책위원장 등 각 정당의 지도부가 바뀌면 국회의장이나 다른 정당을 예방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번 회동은 각종 정책 등을 논의하는 회담 형식이 아니라는 의미다.

조 수석대변인은 “회담 제의가 아닌 예방 제의”라며 “회담은 의제를 가지고 하는 것이고 함의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것은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만남에서 이른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 등 12·3 윤석열 내란 사태 및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국 운영과 관련한 논의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 권한대행과 이 대표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중앙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고시반에서 함께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내부에서는 탄핵소추안 과정을 전반적으로 책임질 소추위원에 대한 고민도 읽힌다. 헌법재판소법 제49조에 따르면 탄핵 심판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위원장이 소추위원이 된다. 그러나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법조인이 아닌 탓에 탄핵 심리 절차 진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결국 여야 의원이 모두 참여한 탄핵소추위원단을 꾸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을 맡고 여야 의원이 모두 참여한 탄핵소추위원단을 별도로 구성했던 것과 유사한 형태다. 탄핵소추위원단은 10명 내외의 규모로 구성하되 각 정당의 의석 별로 이를 배분할 전망이다. 특히 주도권을 쥔 민주당에서는 선수와 기존 경력, 소관 상임위 등을 고려해 인원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와 정 위원장이 이에 대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에 “(소추위원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박찬대 원내대표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이미 논의를 시작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