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장차관들이 모두 총출동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이끌었던 원로들과 머리를 맞댔다. 인공지능(AI) 강국으로 가기 위한 전략 수립을 위해서다. 원로들은 국가원로회의 원지원(원로들의 지혜를 모은 연구원)을 중심으로 앞으로 1년동안 AI시대가 가져올 변화와 미래를 구상하고 로드맵을 내놓는다.
과기정통부는 17일 연세대동문회관에서 유상임 장관과 이창윤 제 1차관, 강도현 제 2차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AI 기반의 한국경제 도약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오명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을 비롯해 현오석 전 부총리 등 역대 장차관, 대학총장, 기업인 등 원로 60여명이 자리했다.
유 장관은 AI기본법 등이 통과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한 직후 간담회로 자리를 옮겨 원로들 협조를 요청했다.
과기정통부와 국가원로회의는 과거 대한민국이 ICT 혁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가 하지 않은 미래 밑그림을 제시했던 정책이 주효했다고 판단했다.
유 장관은 “글로벌 패권 경쟁이 날로 심화되는 등 국내외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면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서, 미래세대에 부강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오명 의장은 “AI시대가 가져올 미래를 먼저 그려 제시함으로써 AI시대가 가져올 수 있는 혼란을 막고 사회적 합의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기술은 젊은이들이 더 잘 알지만 경험 많은 원로들이 바람직한 사회를 그리는 것은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조동성 산업경제연구원 이사장이 'AI 시대 한국경제의 도약'을 주제로 AI 외연 확장을 통한 2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조동성 이사장은 정답만을 추구하는 디지털과 인간의 뇌를 닮은 AI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진단하고 AI 발전을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가 디지털 경제 틀을 넘어 AI경제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짜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그 전략으로는 '응용'과 '융합' 두가지를 제시했다. 사회과학·예술·인문학에서 AI를 응용해 가치를 창출하고 전통경제와 고도경제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제조업만을 강조하다가는 생산만하는 하청업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이사장은 이어 “궁극적으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본경제와 AI 기반으로 하는 스케일업 경제(고도경제)를 융합하는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가원로회의 공동의장과 고문, 연구위원 등을 맡고 있는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조정제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유장희 원지원 연구원장,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 등이 참석해 AI 강국을 향한 협력에 힘을 보탰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