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한세광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최현식 박사연구팀이 정승환 서울대 교수팀,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스페인 카탈로니아생물공학연구소(IBEC)와 공동연구를 통해 방광 내 환경을 이용해 스스로 추진력을 얻고, 치료제를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스마트 자가추진 나노모터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방광암은 재발률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많은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는 질병이다. 또 방광암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방광에 직접 주입하더라도 반복적인 배뇨와 방광벽의 점막층이 약물의 흡수를 방해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방광 내에 풍부한 요소(urea)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요소 분해효소(urease)'를 나노입자에 결합해 방광 내 요소를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할 때 발생되는 기체를 이용, 나노입자 약물전달체에 추진력을 제공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약물을 실은 아주 작은 나노모터가 빠르게 방광벽에 도달해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신개념 방광암 치료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연구팀의 나노모터는 스팅(STING:수지상세포 내에 존재하는 선천성 면역에 관여하는 인터페론 유전자 자극제) 작용제를 탑재, 방광벽의 수지상세포 내 STING 경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반응을 촉진했다. 그 결과, 방광암 세포 증식을 94.2% 억제했으며, 기존 치료제보다 암 부위에 11배 더 많은 세포독성 T림프구(암세포 공격 면역세포)를 유도했다.
또 현재 의료현장에서 방광암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는 면역치료제(BCG)와 비교했을 때, STING 탑재 나노모터가 보다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PD-1억제제(Pembrolizumab)와 병행해 투여할 경우 방광함 치료 효과가 극대화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확인했다.
한세광 교수는 “연구팀의 나노모터 기술을 활용하면 약물이 방광벽에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어 면역치료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방광암뿐만 아니라 다른 난치성 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는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사업,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 혁신연구센터사업(B-IRC), 교육부의 학문후속세대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융합연구 대표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