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3개 지역이 협력해 부산 센텀시티에 구축한 '동남정보보호클러스터'가 부·울·경 초광역 정보보호 생태계 기틀을 다지고 있다. 지역 전략산업과 정보보호산업을 연계해 보안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특화 정보보호산업을 발굴·육성한다.
부산시와 경상남도는 지역 주력산업의 안전한 디지털 전환(DX)을 목표로 '2024년 지역 거점 정보보호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 기업과 대학 연계 취업을 비롯해 보안 컨설팅 전문가 등 585명에 달하는 정보보호 인력을 신규 양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 거점 정보보호 클러스터 구축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역에 정보보호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스스로 정보보호 자생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323억5000만원 규모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경남테크노파크, 울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대 융합대학원, 한국선급, 윈스 등이 수행기관으로 참여했다.
사업 목표는 동남권 핵심 산업인 스마트오션,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분야의 정보보호 융합이다. 산업기반 조성, 기업 발굴·육성, 전문인재 양성, 네트워크 활성화 4대 분야에서 지역 거점 앵커시설 운영, 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지원 등 17개 세부 과제를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클러스터를 고도화해 지역 정보보호산업 육성과 발전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앵커시설은 클러스터 산업기반 조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KISA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2023년 12월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 7~8층에 보안 테스트베스, 실전형 사이버 훈련장, 기업 입주 공간 등을 갖춘 클러스터 앵커시설을 구축했다. 정보보호 앵커시설은 지역에서 처음이고 전국 단위로는 경기도 판교정보보호클러스터에 이은 두 번째다.
사이버 침해사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이에 대응할 지역 정보보호 기반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항만, 공항, 원전, 산업단지 등 국가 주요 시설과 산업 인프라가 집적된 동남권에서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하면 그 손실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역 거점 정보보호 클러스터 조성 1호로 동남권을 지정한 이유다.
KISA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올해 사업에서 수도권 정보보호 기업 세 곳의 본사 및 지사를 유치한 데 이어 3개 유망 정보보호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6개 기업을 포함해 추가로 10개 기업이 클러스터에 입주해 지역 정보보호 역량 강화를 선도하고 있다. 정보보호 신기술 및 제품·서비스 시험과 인증을 지원하는 보안 테스트베드 이용 기업도 70곳에 이른다.
지역 정보보호 서비스 연구개발사업화(R&BD)로 부산과 경남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정보보호 어시스트봇, 사물인터넷(IoT) 보안 강화를 위한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접근권한 관리 시스템 등 10개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성과도 거뒀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정보보호 제품·서비스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집중형' 과제에서 2개, 지역 특화산업 분야 기존 제품·서비스에 정보보호 기술을 융합하는 '융합형' 과제에서 4개 등 6개 서비스 상용화를 지원했다. 경남테크노파크도 4건의 정보보호 서비스 상용화를 지원했다.
전문인력 양성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정보보호 초기 스타트업 역량 강화를 위한 '시큐리티 캠프'를 통해 6개 졸업 기업을 배출했다. '시큐리티 캠퍼스'에도 9개 동아리가 참가해 정보보호 역량을 키웠다. 시큐리티 캠퍼스는 대학 정보보호 동아리를 지원해 유망 인재를 지역 내 관련 산업 생태계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실전형 정보보호 전문인력 훈련 인프라와 교육 콘텐츠의 조화도 빛났다. 앞서 판교정보보호클러스터에 구축돼 국내 정보보호 전문가 양성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한 실전형 사이버 훈련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다양한 침해사고 분석 및 대응 가능한 인력을 다수 배출했다.
동남정보보호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9월 10~12일 개최한 '2024 사이버 시큐리티 위크'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사이버 보안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주제로 전국 30개팀 105명이 참가해 무박 3일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KISA 리버스 코드 엔지니어링 및 악성실행파일 분석 교육과정 우수 수료생들이 실전형 사이버 훈련장에서 펼친 '미니 챌린지 대회'는 참가자들에게 실전 경험을 늘리고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클러스터 입주 기업의 지역 인재 고용과 R&BD 지원 기업 사업 확대 효과, 교육훈련 관련 취업 연계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올 한해만 110명에 달한다.
이 외에 지역 정보보호 산업 현황 파악 및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정보보호 정책 연구, 지역 특화 분야 정보보호 산업 활성화 모델 발굴을 위한 광역공동협의체 개최, 정보보호 산업에 대한 인식 향상을 위한 벤처보안포럼 운영 등 지역 정보보호 선순환 체계 구축의 발판이 될 네트워크 활성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추진했다.
김태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국가 기간산업의 집적지인 동남권이 사이버 공격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지역 핵심 산업과 정보보호 융합을 통해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