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K바이오헬스, 새해 FDA 허가 도전 이어간다

[이슈플러스]K바이오헬스, 새해 FDA 허가 도전 이어간다

2024년은 유한양행 '렉라자'를 필두로 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 글로벌 진출이 빛났다. 항암제부터 바이오시밀러, 피부미용까지 다양한 의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저력을 입증했다.

새해에도 K바이오헬스 글로벌 진출이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정권 집권과 환율상승 등 대내외 변수가 있지만 국내 혁신신약과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진출 채비를 마쳤다. 특히 최근 급성장 중인 인공지능(AI) 의료기기는 10개가 넘는 제품이 FDA 허가에 도전, 역대 최다승인 성과까지 기대한다.

HK이노엔 '케이캡'
HK이노엔 '케이캡'

◇HK이노엔·HLB, 美 진출 원년

국내 제약 업계에서 내년 FDA 허가가 기대되는 곳은 HK이노엔과 HLB 두 곳이 꼽힌다. 각각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과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FDA 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케이캡은 지난 2018년 개발한 30호 국내신약으로,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항궤양제다. 이미 국내에선 4년 연속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1위를 질주 중이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한다는 목표에 따라 새해 세계 최대 미국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1년 미국 제약사 브레인트리와 5억4000만달러(약 7822억원)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브레인트리는 비미란성식도염 임상 3상을 완료했고, 미란성식도염 임상3상도 마무리 수순이다. 이르면 새해 상반기 FDA 허가를 신청하고, 하반기 미국 출시가 점쳐진다. 현재 약 3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FDA 허가를 받은 P-CAB 제제는 다케다제약의 '보퀘즈나(미국명 보신티)'가 유일하다.

HLB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재도전도 내년 초 판가름 날 전망이다. HLB는 지난 5월 리보세라닙 FDA 허가를 신청했지만 보완요구를 받으며 실패했다. 파트너사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일부 미비한 점으로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리보세라닙 승인보류와 함께 해외여행 제한으로 인한 임상사이트 실사(BIMO) 미완료가 원인이다.

HLB는 지난 9월 보완사항을 정비해 FDA에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으며, 10월 FDA BIMO 실사에서 '보완할 사항 없음(NAI)'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CMC(제조설비) 평가만 남았는데, 통과 시 새해 3월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FDA 승인을 받을 경우 2029년까지 미국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확보하고,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바이오시밀러, 새해 잇단 FDA 허가 기대

바이오 분야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의 FDA 허가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인 프롤리아와 졸레어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새해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와 암 환자 골 합병증 예방제 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의 FDA 허가를 준비 중이다. 두 약물은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에서 허가 권고를 받은 만큼, FDA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셀트리온도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인 CT-P41와 알레르기성 천식 치료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로 FDA 허가를 도전한다. CT-P41은 지난해 12월 FDA 허가를 신청했다. 새해 2월 미국 특허 만료 이후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CT-P39는 올해 3월 허가신청을 마쳤다. 두 약물은 셀트리온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새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약가를 낮추고 환자들이 더 저렴한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AI 강국 도약, 글로벌 무대 주도

새해에는 우리나라 의료AI 업계 미국 진출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엘케이를 선두로 뷰노, 뉴로핏, 딥노이드까지 연이어 FDA 허가를 기대하면서 역대 최다승인 기록까지 점쳐진다.

제이엘에케이는 올해만 뇌졸중 관련 3개, 전립선 1개 등 총 4개의 진단·영상분석 AI 솔루션이 FDA 시판 전 승인(510K)을 획득했다. 새해 추가로 10종의 뇌졸중 관련 솔루션 허가를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총 13종의 뇌영상 관련 AI 솔루션이 FDA 허가를 획득, 뇌졸중 전주기를 커버하는 AI 포트폴리오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된다. 미국이 한국 대비 보험수가는 80배, 시장규모는 10배에 달하는 만큼 새해 FDA 허가는 새로운 도약 발판이 될 전망이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내년 10종의 뇌졸중 관련 AI 솔루션이 FDA 허가를 받으면 최초 환자 발견부터 이송, 진단, 예방까지 전주기 포트폴리오가 승인을 받게 된다”면서 “이를 계기로 미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뷰노도 주력 솔루션인 AI 기반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의료기기 '뷰노 메드 딥카스'의 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뇌 정량화 의료기기 '딥브레인', 올해 11월 흉부 엑스레이 판독 의료기기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 트리아지'에 대한 FDA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새해 딥카스까지 승인 받으면 미국 시장에 3개 라인업을 론칭하게 된다.

뷰노메드 딥카스
뷰노메드 딥카스

딥카스는 입원환자 기본 생체 활력징후 데이터를 분석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알려준다. 현재 뷰노 주력 매출원이며, 지난해 FDA 혁신의료기기(BDD)로도 지정받았다.

뉴로핏과 딥노이드도 FDA 문을 두드리고 있다. 뉴로핏은 뇌신경 퇴화 영상분석 솔루션 '뉴로핏 아쿠아AD'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 정량분석 솔루션 '뉴로픽 스케일펫' 업그레이드 버전을, 딥노이드는 뇌동맥류 검출 솔루션 '딥체스트'의 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