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칼럼〉2025년 입시의 현실과 학종의 본질

이은경 교육전문가.
이은경 교육전문가.

2025년도 대학 입시가 한창이다. 수시전형 발표가 마무리되는 동시에 정시 지원 전략 설명회와 박람회가 잇따르는 시기. 수험생을 뒷바라지한 지인에게 먼저 연락해 안부를 묻는 건 불문율인지라 궁금함을 누르며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다. 올해 수능의 키워드는 '재수생'과 '의대'다. 2025년도 수능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58%가 재수생이라는 통계는 재수생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에 재도전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도 여실히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은 상위권 대학, 특히 의과대학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고등학교 재학생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학종 전형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자녀의 부모다. 수능에서 재수생의 절대 강세를 고려한다면 학종은 현역 고등학생의 무기이기에 고등의 3년은 중간, 기말만 잘 보면 되었던 중등의 강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말 그대로 아이의 학교생활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인데, 삶이 곧 생활기록부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실뿐 아니라 학원, 집, 독서실, 도서관, 심지어 학교 운동장과 동네 농구장에서 보낸 시간까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나쁘기만 한 건 아이다. 고등학생이 고등학생의 시간을 알차고 성실하게 채워나갈 수만 있다면, 수능 당일 하필이면 답안지를 잘못 옮겨 적는 끔찍한 악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니 말이다.

준비하며 크게 깨달은 점은 아이의 모든 경험이 학습과 성장의 일환으로 연결되어왔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친구들과 협업하며 성과를 만들어내고, 독서와 봉사활동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이 생활기록부에 고스란히 담긴다. 단순히 성적이나 활동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고민과 성찰이 본질이다.

[에듀플러스]〈칼럼〉2025년 입시의 현실과 학종의 본질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 연구소장은 학종형 인재를 키우는 방향에 대해 “왜?”라는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종은 학생의 학업 역량, 인성,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이기에, 활동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각 경험이 자신의 성장과 목표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와도 직결된다.

과정은 부모에게도 결코 만만찮은 도전이다. 아이가 어떤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끊임없이 대화하며 방향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임을 깨닫는 요즘이다.

성적만 올리는 공부로는 부족하다는 점도 새삼스럽다. 혹여 입시가 선행 학습의 진도, 학원의 개수, 사교육에 투자한 비용만으로 결정된다면 세상의 모든 입시는 부모의 의지와 계획대로 순조롭게 마무리되어야 마땅한데 현실은 냉혹하기 짝이 없다. 그리 싱겁게 끝나지 않는다. 스스로 고민하고 성장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대학에서 배울 학문과 연계하는 과정이 학종의 본질이라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은경 교육전문가 wiseparenting@naver.com

◆이은경 교육전문가 =15년간 초등 교사로 활동. 현재 부모교육전문가, 저술가, 강연가, 유튜버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이은경쌤의 초등어휘일력 365' '초등매일 글쓰기의 힘' '초등 자기주도 공부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