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가 도심 한복판서 총격으로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살해 이유로 보험금 부지급 관행이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내장과 발달지연 사태 등 일부 질병서 보험금 부지급 이슈가 부각되고 있어, 소비자 불신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의료 관련 보험금 청구시 90%를 지급하고 있다고(부지급률 10%) 밝혔다. 부지급률이 30%에 달한다는 정보가 퍼지자 이를 바로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보험사는 우리나라와 달리 '사전 승인'을 보험에 적용하고 있다. 환자가 수술이나 치료를 받기 전 보험사에 질환과 받을 치료를 고지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보험금을 치료를 받은 이후 청구한다. 대부분 보험사가 청구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어 국내 보험사 부지급율은 0~2%대 수준이다.
다만 일부 보험사(BNP파리바카디프생명 17.8%, 하나생명 5.2%)는 타사 대비 높은 부지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하나생명은 종신보험 부지급률이 22%로 나타났으며,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의료보험은 아니지만 저축보험 부지급률이 50%로 나타났다.
또 지난 수년간 백내장 사태와 발달지연 아동에 대한 치료 등 특정 질병에서 보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백내장 사태는 의료계 과잉진료로 촉발됐지만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안과 및 브로커 등은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도 실손보험금으로 비용을 처리할 수 있다며 다초점렌즈삽입술 등 고가 수술을 권유한 바 있다.
이에 환자 다수가 수술을 받았지만 보험사에서 과잉치료와 입원치료 미인정 판례 등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분쟁이 쏟아졌다. 작년 기준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실소연)을 통해 백내장 보험금 청구를 위한 공동소송에 참여한 소비자가 1800여명에 달했다.
발달지연 아동에 대한 보험금 부지급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관련 보험금 부지급 금액은 △2021년 2249만원 △2022년 6868만원 △2023년 8487만원으로 지속 증가세다.
역대 금융감독원장 다수도 보험금 분쟁과 관련해 택배 등 방식으로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보험사 부지급률은 해외 대비 매우 낮은 편이지만, CEO와 임원 이력이나 사진 등이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보험사 CEO를 살해된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는 depose(무력화하다), deny(거절하다), delay(지연하다)와 같은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거나 미룰 때 사용되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보험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함께 현지 온라인상에선 반(反)보험 문구로 활용되고 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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