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K-핀테크, 국경을 넘어라…'글로벌 유니콘' 꿈꾼다

자료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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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열쇠로 꼽힌다. 국내 5000만 인구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장과 수익창출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국내에서는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해외진출 포문을 열며 영역을 확장해왔지만, 핀테크사들은 후발주자로 이제 막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현지 금융당국 규제와 로컬금융사 경쟁을 뚫고 '유니콘'으로 도약하려는 K-핀테크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굳건한 글로벌 장벽…공공·민간 지원必

국내 핀테크업계 해외 진출은 여전히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발간한 '2023 핀테크 산업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핀테크기업 562개사 중 해외 진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개사로 55개사로 9.8% 수준에 그쳤다. 해외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 중 기술 기반 핀테크 인에이블러가 37개(65.8%)로, 서비스 부문(31.5%)보다 많았다. 기술 수출 형태인 인에이블러 사업모델이 글로벌 시장 진출 시 현지화 등 과정을 간소화 할 수 있어 나타난 결과다.

국내 핀테크사들은 해외 진출 애로사항으로 해외 진출에 벽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조사에서 해외 진출을 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현재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은 9.1%에 그쳤다. 응답 기업 중 70.0%는 현재도, 향후도 해외 진출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 애로사항으로는 △해외 바이어·수요 발굴(36..4%) △현지 규제, 정책 등 진입장벽(21.8%) △해외 제휴·합작 파트너사 발굴(12.7%) 등을 꼽았다. 해외 파트너 발굴과 규제 등으로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진출에 도전한 기업들도 후발주자의 한계를 직면했다. 실제 해외 진출 경험이나 계획이 있는 기업들은 '시장 규모 정보 부족'과 '현지 규제, 정책 등 진입장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규제산업인 금융 산업 애로사항이 공고하게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현지 규제 관련 정보·대책 지원(16.4%)과 해외시장 정보제공 지원(15.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진출 장벽을 타파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한다. 직접적인 해외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인프라 확대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진출 시 현지 바이어, 수요 발굴에 애로사항을 겪는 만큼 정부차원 지원도 중요하게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시장조사나 이론 중심이 아닌 현장 중심형 지원책을 제시해 해외 진출 애로사항을 해소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실력을 입증한 기업들이 글로벌에서도 K-핀테크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맹·현지화 전략으로 허들 넘어야

핀테크사 해외진출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관건으로 꼽힌다. 국가와 지역별로 다른 규제환경을 고려한 직접 진출 대신, 기술 기반 간접적 진출 형태의 현지 기업과 동맹·제휴 전략도 하나의 해법이다.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펀딩 소사이어티' 역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동남아 최대 중소상공인(SME) 대상 P2P 대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펀딩 소사이어티는 각 진출국 핀테크 규제에 따라 현지 통화로 대출을 제공한다. 현지 기술 플랫폼 기업과 은행과 협력해 현지 고객을 발굴, 국가별 대출 회색지대에 있는 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며 고객을 공략했다. 2015년 사업을 시작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에 진출하며 현재까지 5개국 20만명 이상 차입자에 40억달러 이상 자금을 중개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핀테크 기업 '고투 그룹'은 현지 상생 전략을 추진하며 국경을 넘었다. 고투그룹은 2010년 콜센터 기반 라이더 배달 서비스 '고젝'으로 출범해 지급결제 서비스 '고페이', 후불결제(BNPL)·보험 중개 플랫폼, 소상공인 대출 중심 서비스를 운영하는 '고투 파이낸셜'을 중점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투그룹은 2019년 싱가포르와 태국으로도 진출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시 기업공개(IPO) 당시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싱가포르 고젝 파트너 드라이버에게도 총 2000만달러 규모 주식과 현금을 나눠주며 상생·협력 경영을 실천하며 치열한 동남아 경쟁 시장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인 해외 진출 닻을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첫 해외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를 공식 출범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 '그랩' △현지 최대 미디어 기업 '엠텍' △'싱가포르텔레콤'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지난 11월에는 슈퍼뱅크에 컨설팅 계약까지 체결하며 출범 이전부터 이후까지 카카오뱅크 국내 성공 노하우를 이식하고 있다. 슈퍼뱅크는 론칭 5개월 만에 고객 250만명이 몰리는 등 현지 제휴전략에 차별화된 상품을 더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음악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도 현지 엔터테인먼트와 레이블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법인 '뮤직카우 US'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최근 유명 가수 제이지가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락네이션'의 투자를 유지하는 등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 핀테크산업현황 조사 - 해외진출 경험 설문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2023 핀테크산업현황 조사 - 해외진출 경험 설문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2023 핀테크산업현황 조사 - 산업부문별 해외진출 경험 비중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2023 핀테크산업현황 조사 - 산업부문별 해외진출 경험 비중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2023 핀테크산업 현황조사 - 향후 해외진출 희망 비중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2023 핀테크산업 현황조사 - 향후 해외진출 희망 비중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2023 핀테크산업 현황 조사 - 해외 진출 시 애로사항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2023 핀테크산업 현황 조사 - 해외 진출 시 애로사항 (자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