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가 중국 BOE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입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이유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침해한 BOE 제품을 수입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ITC가 BOE 디스플레이 수입금지를 거부한다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BOE 지배력이 커지면서 미국이 군사 응용 분야 첨단기술을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며, 중국이 미국 지식재산(IP)을 계속 도용해도 된다는 위험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하고 BOE 및 기타 중국 업체가 생산한 디스플레이가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광범위한 구제책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ITC가 BOE의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침해를 인정하면서도 미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수입 금지하지 않은 예비판정에 대해 밝힌 것이다.
ITC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OLED 특허를 침해한 패널을 판매하고 있다며 수입 금지해달라고 판정을 요청한 지 2년 만인 지난달 15일 이같은 내용의 예비판정을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12월 ITC에 미국 유통업체들이 특허를 침해한 OLED를 판매하고 있다며 수입 금지를 제기했다. 소송에서는 유통 업체가 조사 대상이었으나 문제 제품들에 BOE 패널이 포함됐다. 그러자 BOE는 자진해서 조사에 응하겠다면서 2023년 3월부터 수입업체들과 함께 피신청인이 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이후 미국에서 서로 특허침해와 특허무효를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에 특허침해 소송을, BOE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특허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위는 지난 9월 말 BOE와 티얀마를 군사기업으로 규정하고 안보 위협을 일으킨다며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포함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ITC가 미국 하원 제안대로 BOE OLED 패널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번 특허 분쟁은 국방부 블랙리스트와 달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자기기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수입금지 명령이 날 경우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수입금지 명령은 중국 업체들이 미국, 특히 정보기술(IT) 분야를 선도하는 애플에 OLED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는 애플 공급을 놓고 경쟁 중이다.
김현재 연세대 교수는 “BOE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이 내려지면 중국 업체들이 미국에 유의미한 물량을 공급하며 기술 수준을 올리는 데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어 우리 기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