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새해 수출증가율 8.3%→1.4% 증가 그쳐”

수출이 새해 경기부진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여파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1.4%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 대상으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이 올해 8.3%에서 새해 1.4%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12대 수출 주력업종은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컴퓨터, 이동통신기기가 해당한다. 조사에는 150개사가 응답했다.

수출 증감율 추이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수출 증감율 추이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업종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살펴보면 증가 업종은 △바이오헬스(5.3%) △일반기계(2.1%) △석유화학·제품(1.8%) △반도체·디스플레이·컴퓨터·이동통신기기를 포함한 전기전자(1.5%) △선박(1.3%)으로 각각 나타났다.

감소 업종은 △자동차·부품(-1.4%) △철강(-0.3%) 순으로 조사됐다.

새해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은 주 요인으로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39.7%) △관세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11.1%) 등을 지목했다.

수출 증가를 예상한 기업은 △신제품 개발 등 제품 경쟁력 강화(27.6%)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27.6%) △수출국가 다변화(18.4%) 등을 꼽았다.

2025년 업종별 수출 증감율 전망 (자료=한국경제인협회)
2025년 업종별 수출 증감율 전망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수출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수준을 뜻하는 수출 채산성은 '악화(32.6%)'를 예상한 기업이 '개선(20.6%)'보다 많았다. 46.8%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응답했다.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부담 증가(46.9%), 수출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20.5%), 원자재 가격 상승(12.2%), 원화평가 절하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2.2%) 등을 꼽았다.

채산성 악화 전망이 많은 업종은 선박(50.0%), 전기전자(45.4%), 자동차·부품(42.9%)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 국내 기업의 수출 여건이 제일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은 대부분이 미국(48.7%)과 중국(42.7%)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본 기업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외환시장 안정화(31.5%),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22.8%),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18.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새해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입법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