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영상관제 및 NPU(Neural Processing Unit) 시장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노뎁과 리벨리온이 손잡는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AI생태계가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노뎁과 리벨리온 양사는 지난 19일 지능형 선별관제 NPU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지능형 선별관제에 특화된 국산 NPU 기술의 공동 개발에 도전하게 된다.
양사의 금번 협약은 이제 제품을 넘어 솔루션으로 확대되고 있는 AI 분석시장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한국IDC는 2027년 물리보안을 포함한 국내 AI 분석 시장규모가 4조4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AI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경우 이미 팔란티어테크놀러지, 템퍼스AI 등이 올해 20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관련 솔루션 사업자 등이 주목받고 있다. AI시장의 공급망 확대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AI시장의 온기가 솔루션 시장까지 확대되기 위해서 풀어야 하는 난제도 만만치 않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데이터 센터의 구축과 서버 증설, 전력망 구성, GPU를 비롯한 대용량 처리장치의 설치가 수반돼야 한다.
특히 양사가 주목하고 있는 물리보안 솔루션 시장은 대규모 인프라 구축 사업과 함께 수요가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솔루션 사업자에게 단순히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AI공급망 전반에 대한 설계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남미, 중남미, 동남아, 인도 등 신흥시장일수록 그 AI공급망에 대한 설계 역량은 더욱 중요해진다.
양사는 금번 협약이 위와 같은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금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양 사는 물리보안 시장에 최적화된 별도의 공급망을 확보하게 된다. 설계부터 최종 설치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구성된 '토털패키지'를 구성, 해외 사업자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글로벌 물리 보안 시장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무엇보다 높은 해외 의존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변동과 서비스 품질 저하도 예방할 수 있다.
이노뎁 관계자는 “금번 협약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이노뎁은 리벨리온이 개발한 맞춤형 NPU 등을 활용해 훨씬 저렴하면서 효율적인 AI인프라를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게 된다”면서 “최근 논란이 된 중국산 CCTV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기술로 대규모 AI인프라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대체하는 일은 일각에서 부각되고 있는 'AI주권' 확보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