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은 드론이 지속 가능한 인프라 점검에서 중요한 도구라고 말한다. 드론은 기존 점검 방식보다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달 초 필자의 연구진은 지난 4년여 간 노력 끝에 아주 의미있는 연구성과 시연에 성공했다. 이음5G 기반 'DNA+드론 플랫폼'을 개발해 드론이 향후 실시간으로 재난 현장을 정밀 수색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EO(Electro-Optical)/IR(Infrared) 기반 주야간 소형 객체 탐지, 이음5G/상용5G 동시 지원 이종망 간 버티컬 핸드오버 드론, 차량형 드론 전용 이동기지국 및 관제국을 통한 올인원 엣지 플랫폼 등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런 기술들은 머지않아 우리곁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성과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4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최우수 과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연구진은 우주항공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드론 산업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DNA+드론 플랫폼은 D(드론 표준데이터), N(드론 전용 5G 네트워크), A(실시간 AI)의 융합 기술을 뜻한다. 비가시권 자율비행, 군집비행, 원격운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드론은 스스로 비행하며, 4K 고해상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수집·전송해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는 숙련된 전문가의 수동 조작이 필요했던 수색이 이제는 군집 드론으로 자율적으로 넓은 지역을 탐색하며 신속한 구조를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따라서 이번 기술은 실종자 수색은 물론, 고층 구조물의 점검, 수자원 감시, 정밀 농업 서비스 등 다양한 공공 서비스에서 적합하고 이미 실증도 마쳤다. 또 차량 기반 5G 이동기지국과 소형 객체 탐지 기술을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분석할 수 있어 더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현재 중국 B2C 드론 기술이 시장을 잠식한 상황에서 필자의 연구진들이 만든 DNA+드론 플랫폼은 B2B 기반의 새로운 드론 서비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드론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ITU-T SG20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드론 센서 데이터 표준화 작업을 완료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민간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비가시권 자율비행과 이음5G 이동기지국 주파수 사용 허가와 같은 제도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실종자 수색이나 국가 시설 모니터링 같은 공공 목적의 경우, 주파수 사용을 허가하는 현행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더불어 이런 제도 개선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활용 기술이 마련된다면 DNA+드론 플랫폼은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다.
아울러 드론은 미래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큰 기술이다. 특히 ETRI의 DNA+드론 플랫폼은 글로벌 드론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첨단 기술 개발에 앞장서는 연구진의 노력이 국가의 미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한민국이 드론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임채덕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장 cdlim@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