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으로 물 부족 해결' 경희대, 태양광열 증발기 개발

유정목 경희대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셀룰로오스 나노섬유와 CO2 레이저 탄화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의 친환경 태양열 증발기 개요.
유정목 경희대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셀룰로오스 나노섬유와 CO2 레이저 탄화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의 친환경 태양열 증발기 개요.

경희대학교(총장 김진상)는 유정목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셀룰로오스 나노섬유(CNF)를 기반으로 한 태양광열 증발기를 개발해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기술적 접근을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증발기는 CO2 레이저 탄소화 공정과 아이스-템플레이팅(Ice-Templating) 기법을 결합해 효율적인 물 증발과 환경친화적인 물 처리를 실현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이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연구팀은 지속 가능한 물 처리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셀룰로오스를 주요 소재로 활용한 태양광열 증발기를 설계했다.

셀룰로오스는 나무와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친환경 물질로, 생분해가 가능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연구팀은 셀룰로오스를 셀룰로오스 나노섬유 형태로 가공해 물 전달을 용이하게 하고, 이를 셀룰로오스 에어로겔(Cellulose Aerogel)로 변형해 증발 성능을 최적화했다.

유 교수 연구팀은 증발기 성능 향상을 위해 두 가지 혁신적인 공정이 적용됐다. 첫번째는 아이스-템플레이팅 기법으로 다공성 구조를 형성해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빠른 전달을 가능하게 했다. 두번째는 CO2 레이저 탄소화 공정을 통해 증발기 표면에 탄소층을 형성해 태양광 흡수와 열 변환 효율을 높였다. 이 기술은 순수 물에서 1.9킬로그램 퍼 스퀘어 미터 퍼 아워(kg m?² h?¹)의 증발률과 83.8%의 증발 효율을 기록했으며, 모의 해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또 연구팀은 증발기 표면에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을 덧입혀 부력을 향상시키고 열 손실을 줄여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런 기술은 해수 담수화, 농업용수 정화, 산업 폐수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실용적으로 적용 가능하며, 기존 담수화 기술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물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유정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물 처리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상용화를 통해 물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 확산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1월 17일 온라인 게재됐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