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혼다-닛산, 합병 추진 공식 발표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일본 2·3위 자동차 업체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닛산이 최대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도 합류하는 방안을 타진한다. 3사가 통합하면 글로벌 판매량 800만대를 넘어서는 세계 3위 완성차그룹이 탄생한다.

혼다와 닛산은 23일 합병계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병 목표는 2025년 6월이다. 양 사는 2026년 8월 지주사를 설립, 지주사 아래 혼다와 닛산 브랜드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지주사 사장은 혼다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혼다 시가총액 61조원(약 6조6000억엔)으로, 닛산(14조원·1조6000억엔) 4배에 달한다.

혼다와 닛산은 중국 시장 판매 급감, 전기차 전환 지연, 신시장인 동남아 시장에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합병을 선택했다.

양 사는 1990년대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닛산은 독자 기술 개발이 늦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밀려났다.

양 사가 합병하면 2021년 스텔란티스 출범 이후 자동차 시장에서 최대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혼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398만대)과 닛산 판매량(337만대)을 합치면 735만대다. 미쓰비시 판매량(78만대)을 더하면 현대차그룹(730만대)을 제치고 세계 3위로 부상한다.

혼다와 닛산은 전기차 핵심 부품, 차량용 소프트웨어 공통화는 물론 배터리 공급 부문에서도 힘을 합칠 계획이다. 혼다는 앞서 배터리 생산에 거액을 투자한 만큼 닛산에 배터리를 공급함에 따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합병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혼다와 닛산의 주력 시장은 일본·미국, 중국 등으로 대부분 겹쳐 경영 통합 효과를 내기 위해 공급망 재편·공장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