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 빚이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발간한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민간신용 레버리지(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는 올해 2분기 말 202.7%로 전년 말(206.5%) 대비 하락했다. 여전히 GDP의 2배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3분기 말 기준 1913조8000억원으로 은행·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가 8월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에 힘입어 둔화 흐름을 나타내며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1905조8000억원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 강화 기조, 차주의 채무상환부담 지속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며 전년동기 대비 4.0% 상승했다.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달 기준 17.3을 기록하며 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올해 5월 FSI는 15.9였다.
가계신용 레버리지(가계신용/명목GDP)와 기업신용 레버리지(기업신용/명목GDP)는 모두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레버리지는 91.1%로 전년 말(93.6%) 대비 2.4%포인트 낮아졌으며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111.6%로 전년 말(113.0%)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김종화 한국은행 금통위원은 “대외지급능력이 강건한 가운데 강화된 건전성 규제 등으로 자본·유동성 측면에서 금융기관의 복원력이 양호하게 확충된데다 가계부채 증가세 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정책과 통화정책을 적절히 조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32.9로 올해 1분기(30.5)에 비해 상승했으나 여전히 장기 평균(2008년 이후 34.5)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