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방산업체 지정이 해를 넘기게 됐다. 아직 HD현대중공업의 현장 실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보안측정 등의 절차도 남아 있다. 방산업체 지정이 서둘러 이뤄진다 해도 국정 공백으로 인해 KDDX 사업자 선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KDDX 방산업체 지정을 위한 현장실사 사전 자료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산업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의 자료를 검토하고 있으며 조율을 통해 현장실사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최근 현장실사를 진행한 한화오션보다 늦은 일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한 가지 방산물자에 두 업체가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한 이례적인 상황에서 생산능력판단기준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부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개념설계, 기본설계 수행 업체의 연구 실적 등이 다른 만큼 이에 대한 반영이 필요하며 해당 자료를 보완,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부와 관계기관의 서면 검토, 연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HD현대중공업 현장실사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KDDX 방산업체 지정이 해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아직 관련 절차도 남아있다.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한 업체들은 현장실사가 마무리된 이후 보안측정을 받게 된다. 보안측정은 산업부가 방위사업청에 의뢰해 진행되며 국군방첩사령부가 주도한다. 보안 요건 충족 여부까지 확인된 후 방산업체가 지정된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사태로 인해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여서 보안 요건 충족 여부 확인까지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방산업체가 지정된다 해도 걸림돌이 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복수 지정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이 경우 방위사업청이 수의계약 혹은 경쟁입찰로 사업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사업 추진 방식 결정에서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핵심역할을 맡게 되는데 방추위 위원장이 국방부 장관이다. 현재 국방부 장관 역시 공석인 상태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
관련 부처는 국정 공백과 상관없이 KDDX 사업 추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1월에도 KDDX 사업자가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1월 내에 방산업체 지정이 되고 빠르게 사업자가 선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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