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12분만에 완충되는 리튬-황전지 기술이 개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이건우)은 유종성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리튬-황 전지의 충전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리튬-황 전지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느린 충전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소를 첨가한 새로운 다공성 탄소 소재를 활용했다.

리튬이온 전지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기술에 필수적이지만, 에너지 저장 용량이 낮고 가격이 높은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리튬-황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황이 저렴한 소재여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유종성 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왼쪽)와 이번 연구결과 제1저자인 유정훈 석박사통합과정생
유종성 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왼쪽)와 이번 연구결과 제1저자인 유정훈 석박사통합과정생

하지만 급속충전 시 황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전지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방전 과정에서 황이 분해되어 생성된 리튬 폴리설파이드가 전지 내부를 떠돌며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리튬-황 전지의 문제점 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공성 탄소 구조체에 황을 담아 전지를 제작하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용화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질소를 포함한 고흑연성·다중다공성 탄소를 새롭게 합성하고 이를 리튬-황 전지의 양극에 적용한 결과 급속 충전에서도 높은 에너지 용량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리튬-황 전지 방전 및 성능 비교 이미지.
리튬-황 전지 방전 및 성능 비교 이미지.

이번에 개발된 탄소 소재는 ZIF-8이라는 금속-유기 골격체에 마그네슘을 이용한 열환원법을 적용해 합성했다. 마그네슘은 고온에서 ZIF-8의 질소와 반응해 탄소의 구조를 더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만들며, 기존보다 다양한 세공 구조를 형성했다. 이 구조는 황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황과 전해질의 접촉을 원활하게 해 전지의 성능을 크게 높였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리튬-황 전지는 마그네슘 열환원법을 활용한 간단한 방식으로 합성된 다기능성 탄소 소재를 황 호스트로 사용했다. 이 전지는 완전 충전 시간이 단 12분에 불과한 급속충전 조건에서도 높은 용량을 기록하며, 기존 대비 1.6배 향상된 성능을 나타냈다. 또 1000회 이상의 충·방전 후에도 82%의 용량을 유지했다.

연구 과정에서 공동연구기관인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카릴 아민(Khalil Amine) 박사팀은 첨단 현미경 분석을 통해, 새로 개발된 탄소의 층상구조 사이에 리튬 설파이드(Li₂S)가 특정 방향으로 잘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도핑된 질소와 다공성 탄소 구조가 황의 양을 늘리고, 탄소의 흑연성이 황의 반응을 촉진해 충전속도를 높였다는 사실이 입증한 것이다.

유종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그네슘을 활용한 간단한 합성법으로 리튬-황 전지의 충전 속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리튬-황 전지의 상용화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제1저자: 유정훈 석박사통합과정생, 이병준 박사)는 세계적 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