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화두는 단연 '비만약' 열풍이다. 2023년을 기점으로 비만약이 다수 출시된 데다 일론 머스크,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들이 다이어트 비결로 비만약을 꼽으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 체중감량을 넘어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치매 등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제약산업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올해 비만약 돌풍을 주도한 것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다. 지난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이 약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 식욕을 억제해 적은 식사로도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어 체중을 감량한다. 여기에 2023년 말 일라이릴리가 위 억제 펩타이드(GIP)/GLP-1 이중 효능제인 '젭바운드'를 출시하며 올해 비만약 수요가 폭발했다. 위고비는 올해 3분기 173억크로네(약 3조47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했다. 젭바운드 역시 같은 기간 12억6000만달러(약 1조7300억원) 매출을 거뒀다.
국내에서 위고비는 지난 10월 출시됐는데, 판매 당일 유통사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이 이어진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원정 처방, 비대면 불법처방 등이 성행하며 정부가 비대면 처방을 금지하기도 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