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에프앤씨가 배터리 업계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건식 전극 공정 핵심장비 '건식 믹서' 개발에 착수했다.
윤성에프앤씨는 2027년까지 연속식 이차전지 건식 전극 컴파운드 믹싱 공정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전극 공정은 배터리 양극과 음극을 제조하는 과정으로, 이차전지 생산의 첫 단계다. 현재 전극 공정은 양·음극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섞어 액상 형태 슬러리로 만드는 습식 방식이다. 원자재를 계량·혼합해 슬러리로 제조하는 과정이 믹싱 공정으로, 믹서도 습식 장비가 활용된다.
건식 전극 공정은 활물질·도전재·바인더를 '고체 파우더'로 대체한 뒤 집전체에 코팅, 전극을 만드는 기술이다. 습식 공정과 달리 건조 과정이 필요 없어 전극 제조비를 17%에서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 건식 전극 공정을 도입하려면 전극 공정 앞단에 해당하는 믹싱 장비부터 건식 설비로 바꿔야 한다.
윤성에프앤씨가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잡은 건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의 상용화 일정에 맞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부터 양산 라인에 건식 전극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충북 오창 공장에 건식 파일럿 라인을 구축, 양산성 확보한다. 삼성SDI는 충남 천안 공장에 건식 전극 파일럿 라인을 완공, 시생산에 돌입했다.
건식 전극 믹싱 장비는 기존과 달리 활물질·도전재·바인더가 모두 고체 형태인 만큼 새로운 물성에 적합한 혼합 기술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윤성에프앤씨는 지난 상반기에 준공한 믹싱 전문 연구개발(R&D) 센터 주도로 신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연속식 건식 믹싱 장비를 개발, 기술 양산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라며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양산용 건식 믹싱 장비를 개발하고 있어 기술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1986년에 설립된 배터리 믹싱 공정 전문 장비사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고객사로, 국내에서 제일엠앤에스·티에스아이와 함께 믹싱 공정 장비 시장을 삼분하고 있다.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건식 믹싱 공정 장비 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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