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프랑스에서 달리는 고속철도 안에서 기관사가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탑승객 400여 명은 5시간 동안 열차 안에 갇혀 있었다.
26일(현지 시각)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쇼날(RFI) ·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 철도 운영사 SNCF는 지난 24일 발생한 고속철도 지연이 기관사 투신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사고는 24일 오후 8시 발생했다. 리옹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출발 1시간 여 만에 갑자기 멈춰선 것이다. 당시 승객 400여 명은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멈춰 선 기차에 당황하며 다시 출발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사고 원인은 기관사 투신이었다. 기관사는 30초 마다 핸드 레버 또는 풋 페달을 조작해야 하며, 만약 아무런 움직임이 없을 시 5초 이내에 경보가 울리고, 경보 후 3초 이내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해 열차가 정지한다.
열차의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으로 열차가 멈춰선 것이다. 다행히 시스템 덕분에 대규모 인명 피해는 피할 수 있었지만, 성탄절을 가족과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향하던 수백명의 승객은 이 사고로 열차 안에 5시간 가까이 갇혀 있어야 했다.
관제 당국은 비상 제동 시스템이 작동하자 양방향 기차 운행을 멈추고 조사에 나섰고, 인근에서 기관사 B씨(52)의 시신을 발견했다. SNCF는 기관사 B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며 애도를 전하는 한편,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티켓 가격의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탑승객이 많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한 사고로 고속철도 10대가 지연돼 3000여 명이 최대 5시간까지 자신의 열차를 기다려야 했다.
당시 열차 안에 있었다는 한 승객은 “TGV(고속철도)에 갇혔다. 물도 없고, 음식도 없다”고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속철도는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부터 정상 운행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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