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자금애로에 환율 급등까지…새해 벤처 경기전망지수 역대 최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4분기 벤처기업 경기 악화 요인 조사 결과

벤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새해 1분기 벤처 경기실사지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질적인 내수 부진과 자금 조달 애로에 환율까지 급등하며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벤처기업협회는 30일 벤처확인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4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새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는 88.9를 기록했다.

벤처기업 경기전망지수(BSI) 추이(자료=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 경기전망지수(BSI) 추이(자료=벤처기업협회)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경기 호조, 100 미만이면 전 분기 대비 경기 부진을 의미한다. 새해 1분기 경기가 올해 4분기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벤처기업협회가 올해 1분기부터 경기실사지수 조사를 실시한 이래 전망지수가 100보다 낮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분기마다 경기가 더 좋아진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벤처기업 경기실적지수(BSI) 추이(자료=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 경기실적지수(BSI) 추이(자료=벤처기업협회)

문제는 기준이 되는 올해 4분기 경기 지표도 악화됐다는 점이다. 4분기 벤처 경기실적지수는 85.0으로 전 분기 88.4 대비 3.4포인트(P) 감소했다. 경기실적지수 역시 올해 내내 100을 밑돌았다.

4분기 벤처 경기 악화 핵심요인으로 응답 기업 85.2%가 내수 판매 부진을 꼽았다. 자금사정 어려움(43.4%)과 인건비 상승(14.2%)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4분기 벤처기업 주요 경기 악화 요인 조사 결과(자료=벤처기업협회)
4분기 벤처기업 주요 경기 악화 요인 조사 결과(자료=벤처기업협회)

항목별로는 경영실적(81.8), 자금상황(81.9), 인력상황(94.4), 비용지출(86.4) 모두 실적지수가 100에 미치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실적지수가 83.5, 서비스업 실적지수가 87.3을 기록했다. 첨단 서비스업이 92.5로 4분기 세부 업종 중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연간 벤처 경기실적지수는 83.7로 기준치인 100보다 크게 낮았다. 새해 전체 경기전망지수는 93.6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벤처 경기전망지수(BSI) 추이(자료=벤처기업협회)
업종별 벤처 경기전망지수(BSI) 추이(자료=벤처기업협회)

다만 조사기간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로,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급격히 나빠진 경기 환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6일 달러당 1424원을 기록하던 원달러 환율은 30일 오후 12시 기준 1467.9원으로 치솟았다. 많은 중소·벤처기업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고환율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중기부는 고환율로 부담을 호소하는 기업에겐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새해 중소기업 긴급 경안자금을 올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2500억원 편성했고, 급격한 환율 변동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끼치면 이를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융자 성격인 만큼 5년 내 상환해야 한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기업 경기전망지수(BSI) 급락에서 보듯 새해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거시환경 악화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기업을 위축시키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내수시장 활성화와 자금 조달 환경 개선 등 강력한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