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비전옥스가 지난해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공식화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장비 선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비전옥스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과 8.6세대 생산라인에 투입할 설비를 논의 중이다.
비전옥스는 지난해 8월 안후이성 허페이시 지방정부와 합작으로 550위안(약 11조원)을 투자해 8.6세대 유리원장(2290㎜×2620㎜) 기준 월 3만2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OLED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9월에는 기공식도 열었지만 회사는 실제 설비 투자는 미뤄왔다. 취재를 종합하면 비전옥스는 11월부터 장비 업체들과 본격적으로 접촉하면서 진도를 냈다.
비전옥스가 속도감 있게 움직이지 않은 건 OLED 증착 방식에 대한 고민 때문으로 전해졌다.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쓰는 전통의 방식과 FMM을 쓰지 않는 오픈마스크 동시 사용을 검토 중이다.
오픈마스크는 적(R)·녹(G)·청(B) 화소를 기판 위에 증착할 때 FMM을 쓰지 않는 걸 뜻한다. FMM은 얇은 막에 구멍을 낸 소재로, RGB 화소를 기판 위에 원하는 위치에 구현할 때 사용된다.
오픈마스크 방식으로 OLED를 제조하면 FMM이 필요 없고, FMM에 잔류하는 유기재료를 줄일 수 있어 생산 공정을 개선하거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 양산에 적용된 사례는 없다. 기술 난도가 높아 수율이 불안정하다는 평가다.
한 장비 업체 관계자는 “비전옥스의 증착 방식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다른 장비들은 증착과 무관하다고 보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부터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비전옥스가 FMM 방식과 오픈마스크 방식을 동시 채택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신기술을 도입해야 중국 당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비전옥스가 목표한 생산규모(월 3만2000장)를 소화하려면 8.6세대 하프컷 증착기가 4대가 필요한 데, 이 중 1대를 ViP 방식 증착기를 채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전옥스는 8.6세대 생산기지에 투자하는 허페이시 지방정부 및 산업지구와의 합작사 가운데 20% 지분만 갖고 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
김영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