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권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고객들에 항공권을 판매하고 받은 예약금(선수금) 규모는 2606억원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대 규모다. 2위 티웨이항공(1843억원)보다 41.6% 많은 수준이다.
항공사 선수금 대부분은 고객이 항공권 예약시 미리 결제한 매표대가수금이 포함된다. 항공사가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이전까지 계약부채로 인식된다. 하지만 항공권 사용 이후 수익으로 전환된다. 항공사는 선수금 명목으로 받은 금액을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한다.
문제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항공권 환불 행렬이 이어지며 막대한 선수금이 오히려 현금유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매출로 인식되지 않을 뿐 유동성으로 활용하는 선수금 특성에 환불 역시 보유 현금을 통해 진행할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제주항공 항공권 취소건수는 6만8000건이다. 대부분 취소건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가 벌어진 29일 오전 9시 이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 현금유출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사 이후 조건 없는 환불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향후 현금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제주항공과 모그룹 애경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고 있는 만큼 환불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현재 사고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고 이후 취소량은 평소보다 많지만, 신규 유입량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