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반적으로 '신뢰회복'과 '밸류업'을 강조했다. 지난 2024년 우리은행을 비롯한 대형은행들에서 횡령과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빈번했던 점을 반성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뼈아픈 사고로 우리를 믿고 성원한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쳤고, 임직원들 또한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2025년 경영목표를 '신뢰받는 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핵심경쟁력 강화·그룹 도약기반 확보”로 수립했다. 기업금융, 자본시장, 글로벌, WM 등 핵심분야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관리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역시 이날 “우리 사회 모두에 '흔들림 없는 가치(Value)'를 주는 KB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방안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언급하며 “주주환원 강화, 자본비율 관리, RoRWA 제고와 함께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은 흔들림 없이 이행하고, 일련의 활동들이 고객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효율과 혁신'을 강조하며 “군살없는 탄탄한 KB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고객수익률, 순고객추천지수(NPS), ROE 등 모든 것이 정확한 데이터와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올해 최우선 목표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을 꼽았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 관리감독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하게 살피고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이밖에 금융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녹색금융 및 전환금융 공급을 늘려 저탄소 경제 전환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금융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아, '2025년, 다시 하나답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걸어온 20년을 반추하며 새롭게 만들어 갈 100년을 위해 과거 유산을 되새기자는 의미다.
함 회장은 “기업문화는 단순 조직 분위기 조성을 넘어,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성공을 이끈 핵심 기반”이라며 “우리의 '하나 문화' 또한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고,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한 힘의 원천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부족한 손님 기반을 늘리고,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며 “더디 가더라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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