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하루 만에 14% 이상 폭등했다.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일본 유명 금융그룹 SBI의 리플 투자 확대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다.
2일 글로벌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오후 1시 20분 기준 리플은 전일 대비 14.77% 급등한 2.41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업비트 기준 현재 리플은 전일 대비 3%가량 올라 3693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리플 24시간 거래량이 1.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업비트 전체 거래량 약 25%로, 비트코인(BTC) 거래량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글로벌 자산운용사 GAM이 일본 금융그룹 SBI에 리플 매입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SBI는 이미 리플랩스 지분 8%를 보유한 주요 투자자로, 일본 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도입을 주도해온 아시아 최대 벤처캐피털이다. 현재 SBI의 리플 관련 총투자 규모는 1조6000억엔(약 14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플의 추가 상승 여력 전망도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리플은 미 대선일인 지난해 11월 5일 이전까지만 해도 0.5달러 수준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했다. 리플 발행업체 리플랩스는 코인베이스와 함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한 가장 큰 후원 기업으로 꼽힌다.
겐슬러 위원장이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사임하기로 하면서 소송 위험이 해소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리플랩스는 현재 개리 겐슬러 위원장이 이끄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으로 일부 거래소에서 상장 및 거래가 제한됐다.
지난달 리플 스테이블코인(RLUSD) 출시와 올해 리플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급등으로 리플은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제치고 다시 시총 3위 자리를 탈환했다.
투자 전문매체 FX스트릿은 “새해 1분기에는 3.55 달러 이상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으며, 강세 투자자들은 주요 저항 수준을 지속해 평가하고 있다”라면서도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강세 심리가 약화하면 리플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비트코인은 같은 시각 9만4931달러를 기록하며 24시간 전 대비 1.54% 상승했다. 다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64%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18일 10만8000달러대를 찍고 조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승리로 촉발된 비트코인 상승세는 지난달 중순 이후 새로운 동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내년 금리인하 속도 조절로 투기 심리도 약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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