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에게 보낸 기습 메시지를 두고 여야 신경전이 고조됐다. 국민의힘은 직접적인 언급 없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재명 대표의 2심 신속 판결을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즉각 체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일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윤 대통령이 전날 관저 주변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제히 침묵했다. 탄핵 반대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였던 만큼 당에서도 긁어부스럼을 만들지 않고 조용히 넘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1/02/rcv.YNA.20250102.PYH2025010201410001300_P1.jpg)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의 공식적 입장을 낼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지지자들이 이 추운 겨울에 밖에서 떨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일 수도 있고, (편지) 뒤의 일부분은 지지자분들께 호소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하나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사법부를 비판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신속 재판을 압박하는 데 주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사법부는 그동안 이재명 대표에게 유독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왔다는 지적을 겸허히 새겨봐야 한다”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판결은 반드시 2월 15일 안에 나와야 하며 위증교사죄, 대장동·백현동·성남FC·대북송금 판결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도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 심판 사건을 최우선으로 판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1/02/rcv.YNA.20250102.PYH2025010209860001300_P1.jpg)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체포를 강하게 촉구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즉시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는 것이 내란진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시 체포하고, 대통령 경호처는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한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은 체포가 코앞에 닥치자 내전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내란수괴 윤석열이 관저에 숨어 내란을 선동하고, 국가기관의 법률 집행을 거부하며 함께 싸우자고 소리친다”며 “가히 무법천지로, 윤석열을 체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온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다음주에 재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