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국제유가 하락과 고환율로 인해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석유화학,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친환경 연료 등 비정유사업으로 다각화를 꾀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올해 브랜트유와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을 배럴당 각각 약 73달러, 약 69달러로 예측했다. 전년와 비교해 약 7달러 하락한 가격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70달러 초중반 선에서 국제유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미국 석유개발이 확대되는 데다 캐나다, 브라질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외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의 친환경 정책 전환 및 미국-중국 간 무역 갈등, 글로벌 경기 악화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 위축이 예상된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하락이 달갑지 않다. 원유를 구입해 정제한 후 판매하는 구조인데 유가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비싸게 구입한 원유로 만든 제품을 저렴하게 팔아야 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달러로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 입장에서 고환율 상황도 부담이다.
저유가와 고환율, 늘어난 공급과 줄어든 수요 등으로 인해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반등하기도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3달러 중반 선이었던 정제마진이 현재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향후 정제마진이 박스권에 갇히거나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유업계는 비정유사업 성장에 힘을 실었다. 에쓰오일의 경우 9조258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짓는 '샤인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GS칼텍스도 MFC시설을 통해 에틸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낸다. SK에너지는 코프로세싱 방식의 SAF 전용 생산라인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GS칼텍스는 핀란드 네스테의 Neat SAF(100% SAF)를 공급받아 일반 항공유와 혼합해 제조한 'CORSIA SAF'를 일본 메이저 상사 이토추를 통해 일본 나리타 공항에 공급했다. 에쓰오일도 인천공항-도쿄 하네다공항을 정기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주 1회 공급하고 있으며 HD현대오일뱅크도 바이오 연산 13만 톤(t) 규모의 바이오디젤 공장을 상업가동하고 국내 최초로 일본에 SAF를 수출했다.
액침냉각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에쓰오일은 고인화점 액침냉각유인 '에쓰오일 e-쿨링 솔루션'을 출시했고 HD현대오일뱅크의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도 GRC로부터 일렉트로세이프(Electrosafe)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이 올라 환차손이 발생해 이익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화학, SAF 등 진출을 모색해 왔다”면서 “올해 업황이 불확실하다 보니 비정유 사업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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