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감축 폭 늘린 은행권, 디지털 전략 서두른다

신한은행이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신개념 무인점포 'AI브랜치'를 18일 오픈한다. 주말 서울 중구 디지로그브랜치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서 직원들이 AI은행원이 도입된 스마트창구의 기능을 점검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2024.11.15
신한은행이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신개념 무인점포 'AI브랜치'를 18일 오픈한다. 주말 서울 중구 디지로그브랜치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서 직원들이 AI은행원이 도입된 스마트창구의 기능을 점검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2024.11.15

올해 은행권 희망퇴직 규모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력 감축 규모를 늘린 은행권이 디지털 전략을 서두른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주요 은행 올해(2024~2025년) 희망퇴직자 규모는 지난해(2023~2024년)를 넘어설 전망이다.

제일 먼저 인력감축 규모를 확정한 신한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규모가 541명으로, 234명이었던 지난 해보다 2배 넘게 늘었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말 전년(372명)보다 늘어난 391명으로 소폭 늘어난 퇴직 규모를 확정했다. KB국민은행 올해 퇴직자 규모는 지난해(674명)과 비슷한 수준인 650명 전후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하나은행도 이달 초까지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하는데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 자격은 31일 기준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30일 기준 정규직 입행 후 10년 이상 재직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특별퇴직금으로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19~31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30대 직원까지 희망퇴직 범위에 포함되며 전체 규모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인력감축 폭을 늘리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서두른다. 5대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영업점(지점 및 출장소) 수는 2021년 3079개에서 올 상반기 현재 2817개로 260개 가량 감소했다. 은행업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되며 오프라인 영업점이 사라지는 추세가 빨리지고 있다. 인력 감축을 디지털 솔루션으로 대체하는 흐름이다.

주요 은행은 올해 수장을 교체하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디지털리딩뱅크를 선언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디지털 가속화, 인터넷은행 출현 등 새로운 경쟁 구도 형성과 인공지능(AI),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 등장으로 금융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비대면,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고객 접점을 반영해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 다양하고 편리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선보여 효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영업점 고도화에 나선다. 지난해 연말 선보인 AI브랜치를 필두로 무인(無人) 영업에 힘을 쏟는다.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 은행원과 AI투자메이트 등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취임 첫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메인비즈협회를 방문해 중소기업 지원 및 기업 공급망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활성화 등을 논의했다. 원비즈플라자는 우리은행과 협약을 통해 기업 구매활동을 디지털화하는 플랫폼이다. 기업금융 시스템 디지털화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 3일 경기 용인시 소재 블루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변화의 방향을 잘 읽고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기업가치 밸류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잘해왔던 자산성장 중심의 영업에 더해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