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과 기존 입시제도와의 엇박자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고교학점제가 올해부터 전면 도입된다.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는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교육 현장의 주요한 변화 중 하나로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꼽았다.
고교학점제는 2021년 문재인 정부가 단계적 도입 계획을 발표한 제도다. 그동안 학생들은 주어진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들었지만, 자신의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교학점제는 올해 고교 1학년부터 전면 적용된다. 기존에는 출석 일수를 채우면 졸업이 가능했으나 고교학점제에서는 누적 학점을 충족해야 졸업할 수 있다. 3년간 192학점 이수가 졸업 요건이다. 성취 수준에 미달하면 과목 이수로 인정받지 못한다. 50분 수업 기준, 16회 이수해야 1학점으로 인정한다. 과목 이수 기준은 출석률 3분의 2 이상, 성취율 40% 이상이어야 한다.
일반계 고등학교 이수를 기준으로 국어·수학·영어는 각 8학점, 한국사 6학점, 사회탐구는 통합사회 8학점, 과학탐구는 통합과학 8학점과 과학탐구실험 2학점을 공통과목으로 이수해야 한다. 영역별 필수 이수 학점은 총 94학점, 자율 편성 학점이 80학점이다. 여기에 창의적 체험활동(18학점)이 필요하다.
교과목은 일반 선택 과목과 진로 선택 과목으로 나뉜다. 일반 선택 과목은 고교 단계에서 필요한 교과별 기초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목이며, 진로 선택 과목은 융합 교과, 심화 학습, 체험학습이 가능한 과목으로 이뤄져 있다.
학점 미이수 시에는 출석률, 성취율, 창체 미달에 따라 추가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출석률이 미달됐을 경우 추가 학습을 통해 학점 취득 기회를 제공하고, 성취율 미달의 경우 보충 수업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 외에도 학생별 맞춤 보충과제 제공, 방과 후나 방학 중 보충 수업을 하게 된다. 평가 방식도 변화가 있다. 9등급제 내신은 A~E로 구분되는 5등급제로 바뀐다.
기존 교육 방식에 익숙한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변화인 만큼 제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성공적인 진로 방향을 세울 수 있다. 한 고교 진학 교사는 “제도적 미비함, 기존 체제와의 상충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일단 시행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잘 파악해야 불리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고교학점제 관련 자료를 세세하게 읽어보고 진학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