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이정재, '세계적 빨간머리 영웅, '오겜2' 기훈'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작품과 캐릭터가 온전히 펼쳐질 시즌3까지 함께 해달라” 3년만의 새로운 '오징어게임'으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가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2021년 시즌1 이후 3년만의 시리즈 신작으로, 상금 456억원의 최종우승자 성기훈(이정재 분)이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프론트맨'(이병헌 분)과 벌이는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표현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정재는 시즌2에서 다시 한 번 성기훈으로 분했다. 게임우승 이후 딸을 만나러 미국으로 가려던 중 '프론트맨'의 목소리를 듣고 복수길에 접어드는 캐릭터다. 대결을 끝내겠다는 3년을 보낸 우직함과 절박함의 양측면과 함께, 게임 참가자들을 모두 살리고 그 이면에 숨은 자들을 징죄하겠다는 취지로 끊임없이 딜레마를 마주하는 모습은 시즌1의 고통스러운 성숙과는 또 다른 입장의 인간적인 성숙을 그린다.

이를 표현하는 이정재의 모습도 한층 심오한 모습이다. 철저히 생존에 집중하는 캐릭터 성향과 함께 블랙코미디 느낌의 밝고 익살스러운 모습, 소시민적 인간 면모를 그려왔던 직전시즌과 달리, '데스게임'을 매듭지으려는 '영웅'과 한계에 부딪힌 '인간'으로서의 극명한 대비를 자연스러우면서도 깊은 호흡으로 보여준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시즌2는 직전 대비 톤변화가 뚜렷하다. 어떻게 준비했나?

▲촬영 전 시즌 1을 두 번 더봤다. 초반부의 밝은 면부터 최후생존까지 완전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시즌1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다른 캐릭터들과 인간적 요소들을 나누면서, 선한 믿음과 그 좌절을 보여준다. 물론 개인 캐릭터를 다채롭게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진짜 인간적인 톤을 시즌3까지 또한 잘 이끌고 가는 것이 제 몫이라 생각하고 잘 따랐다.

-'오징어게임' 글로벌 흥행에 따른 시즌2 부담은?

▲많은 나라에서 오징어게임을 좋아해주신만큼 책임감도 부담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업계 선배로서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러한 입장에서 시즌2는 시나리오에서부터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요소들이 많아, 그저 배우로 최대한 몰입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주인공으로서 캐릭터 못지 않게 현장호흡을 아우르는 데도 신경을 썼을텐데, 그는 어떻게?

▲10개월간 함께 촬영하면서 본인 생일과 캐릭터 사망, 두 번의 회식을 하게 되는 웃픈 해프닝들이 빚어졌다.(웃음) 그러한 호흡속에서 게임에 대한 진실성 있는 접근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각 캐릭터의 안타까운 사연들과 게임의 긴박감을 아우르는 극적인 분위기를 잘 가다듬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했다.

-단체전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신선하다. 비하인드는?

▲먼저 5인6각 촬영을 위해서 제기차기를 두 달 넘게 준비했는데, 골반만 아프고 잘 안되더라(웃음). 비석치기나 공기놀이도 쉽지 않았다.

장면상으로는 게임을 통과하고 난 영일(이병헌 분)과 기쁨을 나누는 장면을 나중에 모니터링 해보니 저렇게까지 좋아했었나 싶을 정도더라(웃음). 그만큼 반전도 극적이었던 것 같다.

짝짓기 게임 과정에서 용식(양동근 분)이 엄마 금자(강애심 분)를 의도치 않게 주저하는 장면이나 영일과 정배(이서환 분)가 한 방에 들어가있을 때 보인 섬뜩한 장면 등은 기대했던 만큼 정말 오래 촬영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연출자로서 황동혁 감독의 장점은?

▲시즌1의 성공을 이끈 인물로서, 시즌2는 온전히 그가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제 욕심 없이 온전히 감독님의 톤대로 따르고자 했다.

주변의 캐릭터 호흡과 함께 무모해보일 정도로 선한 기훈의 마음과 선택들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그의 천재성과 선함을 새롭게 느끼게 됐다.

-해외활동 계획?

▲다양한 이야기들을 거듭 나누고 있다. 미국영화 연출 제안을 받기도 하고, 다양한 출연기회들을 모색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애콜라이트'의 새로운 시즌을 중단한다는 공식발표는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와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게임' 시리즈 주인공으로서의 소회?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작품이라 조심스럽다. 그저 작품과 캐릭터들의 숨은 의도와 해결점이 온전히 펼쳐질 시즌3까지 함께 호흡하셨으면 좋겠다. 그게 끝났을 때 온전히 감정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