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4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누적준비금 30兆 육박

국민건강보험공단이 4년 연속 건강보험 당기 흑자를 기록했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 완화 등 수입 증가 둔화에도 전략적인 자금 운용으로 안정적인 재정 여력을 유지했다.

건보공단은 7일 2024년도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이 1조7244억원 당기수지 흑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도 약 4조1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경영난을 겪는 74개 수련병원에 급여비를 선지급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당기수지 흑자 규모는 3조2088억원으로 추산된다.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7221억원을 적립했다.

2024년도 건강보험 재정현황(국민건강보험공단)
2024년도 건강보험 재정현황(국민건강보험공단)

지난해 건강보험 총 수입은 99조8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조1757억원(4.4%) 늘었다. 건강보험료율 동결과 재산보험료 공제 확대 등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 완화로 보험료 수입 증가율은 둔화됐다. 지난해 증가율은 3.0%로 2022년도 10.6%에 비해 3분의 1을 밑돌았다.

그러나 정부지원금 1조2000억원 증액과 전략적 자금 운용에 따른 현금 수익 창출 8000억원으로 만회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총 지출은 97조3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5789억원(7.2%) 증가했다.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전공의 이탈로 수련병원 보험 급여비가 감소했지만, 비상진료체계 지원과 수련병원 선지급으로 지출 규모가 커졌다.

건보공단은 정부와 함께 응급진료체계 유지, 중증·응급환자 수술·입원 진료 독려 등 환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지난 3월부터 매월 약 1890억원을 투입했다. 경영난을 겪는 전국 74개 수련병원이 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전년도 6~8월 급여비의 최대 30%(1조4844억원)를 선제 지급했다.

건보공단은 30조원에 가까운 누적준비금 등 안정적인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과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 내 필수의료 지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한다. 합리적 의료이용 유도와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 조정 등 지출 건전화와 적정 진료 제공을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인구구조 변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중장기 재정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재정 누수 방지 등 적극적인 지출 효율화 노력과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관리·운영 체계로 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