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승인 完'…한화생명, 인니 은행업 진출 초읽기

한화생명, 노부뱅크 CI
한화생명, 노부뱅크 CI

금융위원회가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은행 자회사 소유를 승인했다. 현지 허가가 완료되면 한화생명은 국내 보험사중 최초로 해외서 은행업을 영위하게 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은행 노부뱅크를 자회사 소유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작년 4월 한화생명이 인니 리포그룹으로부터 노부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공식적인 당국 승인이 완료된 것이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보험을 넘어 은행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다. 앞서 2012년엔 인니 생명보험사 지분을 인수했으며, 2023년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리포그룹 산하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취득해 손해보험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노부은행 소유에 대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허가가 완료되면, 한화생명 내부는 물론 국내 보험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가 우리나라 금융사 해외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한 이후, 보험사가 해외서 은행을 갖는 첫 사례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2년 대한생명 때부터 해외 은행업 진출을 시도해 왔다. 말레이시아를 타깃으로 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현지 정부와 논의를 이어갔지만, 우리나라 금산분리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보험업법에선 보험사의 대주주가 비금융주력자인 경우 은행을 자회사로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후 2023년 금융위원회가 금융사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은행업 영위에 발판이 마련됐다. 금융위는 국내 보험사에게 해외은행 인수를 허용했다.

이번 노부뱅크 인수엔 김동원 한화생명 CGO(최고글로벌책임자)의 의지와 노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김동원 사장은 다보스포럼 행사에 참여해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와 지분투자 등 양사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포손해보험에 이어 노부뱅크 거래까지 체결하면서 한화그룹과 인니 리포그룹 간 협력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노부뱅크는 인도네시아 상장 은행으로 자산 2조3000억원, 자본 3000억원 수준 중형 은행으로 평가된다. 한화생명은 노부뱅크 지분 40%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화생명은 노부뱅크 인수 이후 첫 과제로 디지털 전환을 꼽고 있다. 기존에 방문 중심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을 더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를 활용해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보유한 생명·손해보험사들과 시너지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연평균 경제성장률 5%대를 기록하고 있는 잠재력 있는 시장”이라며 “경제와 인구가 성장중인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확장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