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ES2025가 가르키는 방향을 보자

전세계인의 이목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쏠렸다. CES2025가 7일(현지시각) 포춘500대 기업 중 60%가 넘는 310곳, 160여개국 정부 및 기관, 한국에서만 1030여개 기업이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로 나흘간 열전에 돌입했다. 최첨단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한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모빌리티, 로봇, 바이오헬스, 가전 등 거의 모든 생활분야 기술 흐름과 맥락이 집대성된 판타지 무대가 현실에서 열리는 셈이다.

CES2025는 지구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인류가 추구해야할 기술과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다. AI, 양자컴퓨팅 처럼 기초원리는 잘 모르더라도 생활에는 어떻게 쓰이고 변화시킬지 확인할 수 있는 현장감이 압권이다. 그만큼 글로벌 산업계와 기업, 정부 참가객들은 미래 비즈니스와 서비스의 첨병 같은 제품들이 쏟아지다 보니 '경쟁 기업은 뭘 내놓았는지'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더 보고, 확인하고 싶어 하는 장이 된 것이다.

주최측이 올해 전시 주제로 내세운 'Dive in(몰입)'을 음미해보면 결국, 일상과 얼마나 잘 결합하느냐가 앞으로 기술가치의 핵심이란 점을 알수 있다. 몰입은 그 행동의 주체 입장에서 볼 때 우선은 꺼리낌이 없어야하고, 현실적이어야 하며, 부작용이 없어야 가능해진다. 그것을 돌려 표현하면 바로 '인간화' 또는 '현실화'로 정의할 수 있다.

결국, 기술이 향하는 정점에 인간이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이러한 AI기술 구현, 활용 환경의 개념을 '물리적(Physical) AI' 보편화 가속으로 설명했다. 삼성이 퍼스트룩에서 공개한 AI비전 컴패니언이나 LG가 선보인 모빌리티내 인캐빈센싱 AI를 탑재한 전장솔루션 기술 등이 하나 같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지점은 인간의 편의성과 안전성이다. 인간이 생각하고, 생활하고, 소비하는 대부분의 시간과 장소에 앞으로 AI나 로봇이 들어설 것이고, 그것을 구현하는 컴퓨팅 환경은 양자(퀀텀)환경으로 완성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출전한 1000여개 가까운 스타트업, 기술벤처, 학교기업 활약이 더 중요해진다. 이들은 아직 제품까지는 다다르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정말 다양한 '인간을 향한 기술'을 저마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샛별이 나오고, 지금 한창인 대기업을 뛰어넘는 성공의 빛을 발할 수도 있다. 인간 기술의 한계는 아직 그어지지 않았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