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기술 분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를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특허 유효성을 인정받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특허 라이센스 등을 주장하는데 유리해졌다.
8일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BOE, CSOT, 티얀마, 비전옥스 등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4개사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 심판 5건 중 4건에서 특허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 특허가 인정된다는 뜻으로, 한 건은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
유효성을 인정 받은 특허는 발광표시장치의 화소 회로 및 구동장치에 대한 1건과 다이아몬드 픽셀 특허 3건이다. 구체적으로 심판원은 회로 및 구동장치 특허 1건과 다이아몬드 픽셀 특허 1건은 완전 유효, 다른 두 개의 다이아몬드 픽셀 특허들은 일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022년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미국 유통업체가 사용한 중국 업체 패널에 대한 특허 침해 조사를 신청하자 중국 업체들이 이에 반발해 2023년 6월 제기한 특허무효 심판에 대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소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텍사스동부법원에서 특허침해소송을 진행 중인 데, 삼성 특허가 가치를 인정 받아서다. 만약 BOE의 특허 침해가 법원서 최종 결론날 경우 삼성은 특허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특허법인 한 변리사는 “특허침해 소송의 경우 침해한 청구항들의 중요도에 따라 손해배상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ITC에 BOE와 미국 유통업체들의 특허침해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입금지를 요청한 상황인 데, 여기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ITC가 수입금지를 최종 결정하는 경우 BOE가 불복해 항소할 수 있는데, 근거로 삼을 특허 무효 사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ITC는 지난해 11월 BOE가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예비결정한 바 있다. ITC가 근거 삼은 특허 청구항들은 이번에 유효한 것으로 판정났다.
청구항은 특허 권리 범위를 기술한 설명서다. 1개의 특허는 수십개의 청구항으로 구성된다. 특허심판원은 이 중 무효로 판단할 수 있는 쟁점 청구항을 선정해 결론을 내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BOE가 침해했다고 알려진 특허 청구항들이 유효하기 때문에 향후 소송에서 삼성 특허는 효력이 있다”며 “최종 결과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이번 심판원 결정이 최소 삼성에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