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내놨다. 수요 부진 속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등 전방위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잠적실적 집계 결과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증권가에서 하향 조정한 7조원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유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 악화 때문이다. 스마트폰·PC 등 전방 산업이 위축된 데다, 중국의 저가 범용 메모리 공습에 타격을 입었다. 수요 부진에다 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져 수익이 낮아진 것이다.
여기에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은 커져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측은 “가전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DX에서도 신제품 출시 효과가 예전 같지 않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22년 이후 2년만에 300조원대 매출을 회복했으나 수익 개선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았다.
LG전자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4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22조 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내놨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2500억원을 하회한 수치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로 인한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TV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 사업 등 신사업에서 투자 비용이 증가, 수익이 감소했다.
물류비도 LG전자 실적 발목을 잡았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 상승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과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수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연간 매출은 2022년 80조원을 넘긴 뒤 87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조4304억원으로 비슷한 데 그쳤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