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日 가전기업 '절치부심'…AI·친환경·콘텐츠로 '우뚝'

소니와 파나소닉홀딩스가 TV 중심 사업에서 각각 콘텐츠와 게임,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주력 사업을 전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샤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파나소닉, 가전→배터리→AI 공급망 도전

과거 '내쇼날' 브랜드로 유명한 파나소닉은 TV·에어컨을 비롯 믹서기 등 소형 생활가전, CD 플레이어, 음향기기까지 다루지 않는 품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종합 가전을 선보이는 기업이었다. 1980년대 제너럴일렉트릭(GE)과 세계 선두를 다툴 정도였다.

그러나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자 기존 보유한 전자부품과 리튬이온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집중하면서 재도약을 도모했다.

그 결과, 파나소닉은 '원조 1위 배터리' 기업이자 친환경 솔루션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홀딩스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가 공식 개막한 7일(현지시간) 기조연설자을 하고 있다.(사진=배옥진기자)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홀딩스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가 공식 개막한 7일(현지시간) 기조연설자을 하고 있다.(사진=배옥진기자)

2017년 실적과 2024년 실적을 비교하면 7년 만에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28.9% 늘었다.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홀딩스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파나소닉은 지속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생 에너지 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AI와 연계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으로 관련 투자와 파트너십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홀딩스 그룹 CEO(사진 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열린 기조연설에서 어벤져스 시리즈에 출연한 영화배우 앤소니 매키와 함께 '파나소닉 고'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옥진기자)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홀딩스 그룹 CEO(사진 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열린 기조연설에서 어벤져스 시리즈에 출연한 영화배우 앤소니 매키와 함께 '파나소닉 고'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옥진기자)

파나소닉은 향후 50년 변화 방향을 담은 '파나소닉 고(Panasonic Go)'를 공개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사업 비중을 2035년까지 30%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계열사인 AI 공급망 관리 기업 블루욘더(Blueyonder)를 중심으로 AI를 이용한 공급망 관리 효율화 등 AI 기반 솔루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파나소닉은 CES 2025에서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다양한 친환경 솔루션 중심으로 전시했다. (사진=배옥진기자)
파나소닉은 CES 2025에서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다양한 친환경 솔루션 중심으로 전시했다. (사진=배옥진기자)

◇첨단 콘텐츠로 변신한 소니… 샤프는 AI데이터센터로 재도약 모색

소니는 CES 2025 부스를 '콘텐츠' 중심으로 채웠다.

TV와 카메라 사업에서 축적한 이미징과 디스플레이 기술, 센싱 기술을 활용한 공간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솔루션을 갖춘 '진(XYN) 모션 스튜디오'를 소개했다. 사람 움직임이나 배경을 정확하게 캡처하고 이를 가상 환경에서 3차원(3D)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와 함께 실제 자동차를 배치하고 가상으로 차량 내 촬영을 지원하는 새로운 차량용 프로세싱 시스템 '픽소 아키라(PXO AKIRA)'를 소개했다.

8일(현지시간) CES 2025 소니 부스에서 관람객이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한 공간적 캡처 솔루션을 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8일(현지시간) CES 2025 소니 부스에서 관람객이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한 공간적 캡처 솔루션을 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소니는 CES 2025에서 향후 10년 목표를 '창의적인 엔터테인먼트 비전'으로 소개했다. TV, 오디오, 카메라 등 영상·음향 가전으로 잘 알려진 소니가 게임·영화·음악 등 콘텐츠 제작·배급으로 사업 무게를 옮긴 데 이어 첨단 콘텐츠 제작에 힘을 실겠다는 의지다.

과거 소니, 파나소닉 등과 함께 일본 8대 전자 기업 중 하나이자 LCD 강자로 군림했던 샤프는 AI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패널을 생산하는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 재정난으로 2016년 대만 폭스콘에 인수됐지만 이후 중국의 LCD 패널 생산 공세로 계속 사업이 위축됐다.

샤프는 LCD 패널을 생산하던 오사카 사카이시 공장 부지에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결정했다. 일본 내 마지막 LCD 생산 거점이었지만 일본 최대 AI 기지가 들어서게 된다.

샤프는 KDDI 등과 공동출자사를 설립,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